KB인베스트, 90억 '세컨더리플러스 2호' 결성
KB증권 고객 출자, 신탁형 펀드…대펀, 윤소정 디렉터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3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KB인베스트먼트가 계열사인 KB증권의 고객들로부터 수탁 받은 자금을 기반으로 신탁형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최근 비상장기업들의 밸류(기업가치)가 2~3년 전 대비 낮아진 상황에서 비상장기업 투자로 수익을 올리려는 고객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벤처2본부의 윤소정 디렉터가 맡는다.


4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인베스트는 결성 총회를 열어 '케이비세컨더리플러스2호(이하 세컨더리플러스2호)'를 출범했다. 약정총액은 90억원 규모다. 지난 2022년 158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플러스1호를 출범한 지 2년 만이다.


세컨더리플러스2호는 KB증권 고객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총 펀드 결성액(90억원)의 76%인 68억원이 KB증권 고객들의 신탁 자금이다. 충북지역 및 대구·경북지역 KB증권 지점 등에서 자금을 모집했다. 나머지 출자금 22억원은 KB인베스트가 운용사출자금(GP커밋)으로 부담했다.


이번 펀드 결성은 최근 비상장기업들의 기업가치가 2~3년 전 대비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세컨더리펀드를 활용할 경우 기존에 발행한 구주를 할인된 가격에 사들여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울러 일반 블라인드펀드와 비교해 회수 기간도 짧아 투자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도와도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KB인베스트가 운용한 세컨더리펀드의 성과는 준수한 편이다. 지난 2017년 결성한 'KB Pre IPO 세컨더리 투자조합 1호(110억원)'의 경우 내부수익률(IRR) 16.8%을 기록했다. 2018년 결성한 'KB Pre IPO 세컨더리 투자조합 2호(50억원)' 역시 IRR 14.1%를 달성했다. 존속기간은 각각 4년, 5년으로 짧은 기간 내에 청산을 완료했다.


펀드 청산을 앞두고 있는 운용사들의 가려운 곳도 조금이나마 긁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로 기업공개(IPO) 문턱이 높아지면서 운용사들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잔여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 대다수 운용사들이 어쩔 수 없이 펀드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KB인베스트 벤처투자그룹의 윤소정 디렉터가 맡는다. 윤 디렉터는 네오위즈 웹보드게임사업부 출신으로 NHN 네이버, 한게임 등에서 근무한 게임 전문가다. 아주IB투자로 둥지를 옮기면서 벤처투자 시장에 몸을 담은 후 신한벤처투자(구 네오플럭스) 등을 거쳐 KB인베스트에 합류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마블네오 등이 있다. 특히 크래프톤과 펄어비스의 경우 각각 멀티플 9.2배, 5.5배를 기록하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핵심 운용인력으로는 바이오투자그룹 김원제 디렉터가 함께 참여한다.


KB인베스트 관계자는 "비상장기업들이 2~3년 전 대비 저평가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가치 회복이 예상돼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하게 됐다"며 "세컨더리펀드는 기존 구주를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고 회수 기간도 짧아 매력적인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울러 WM고객들에게 양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자 하는 KB금융그룹 내 협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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