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 신한금융, 연말 쇄신 인사 '무게 '
진옥동 회장, 장기적인 성장 초점…계열사 통폐합·BU 체계 도입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1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 제공)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말 인사 의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식 슬림화에 방점을 찍고 대규모 쇄신 인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최근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조직 규모에 비해 자리와 사람이 많다고 평가한 만큼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본부 임원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직 축소 통한 경영효율화, '일류신한' 걸맞은 지속가능성장 포석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주부터 차기 경영진을 선임하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가동했다. 이달 14~5일 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경영진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진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조직 슬림화를 내세우며 조직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주 조직 개편과 부문장(부사장)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신한금융 안팎의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성장 과정에서 조직이 커지면서 임원 수도 늘어 "진 회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이라며 "경영 효율화와는 멀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현재 10개 부문을 각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를 총괄하는 김태연 글로벌&신사업본부장까지 총 11명의 임원을 두고 있다. 각 부문은 세부적으로 ▲장동기 신사업부문(CBDO) ▲왕호민 준법감시인(CCO) ▲이인균 운영부문(COO) 겸 원신한부문(CGSO) ▲안준식 그룹브랜드홍보부문(CPRO) ▲김성주 감사부문(CAO) ▲방동권 리스크관리부문(CRO) ▲이태경 재무부문(CFO) ▲김명희 디지털부문(CDO)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CSSO) ▲박현주 소비자보호부문(CCPO) 등이다.


이번 연말에 10명의 부사장 가운데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 부문장과 왕호민 준법감시인을 제외한 8명이 임기를 마친다. 그만큼 임원 축소 등 대규모 인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레 만들어진 셈이다.


이는 진 회장의 경영철학인 '일류신한'과도 맞닿아있다. 일류는 일등과는 다르게 조직을 구성하는 임직원과 주주, 고객 등 모두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단기적 비전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중점에 둔 만큼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지주 내 10개 부문을 5개 부문 내외로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계열사를 확대하면서 꾸준히 임원을 늘려온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계열사가 많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매트릭스 체제를 폐지해 조직 슬림화를 시도했다. 이어 올해 연말에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BU 체계를 도입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BU 체계는 매트릭스 조직으로 각 계열사별 자율 경영 하에 권한과 책임을 나눈다. 계열사들의 영업조직을 일원화해 분야별 전문성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중복돼 있는 WM과 IB 등 영업조직을 BU로 묶고 BU에 속한 계열사끼리 협업을 강화해 영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지주 임원 중 장동기·이인균·안준식·김성주·방동권 부사장 등 5명은 계열사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통상 '2+1'인 임원 임기와 승진 시기, 연차 등을 고려할 때 2022년 정기인사 이전 부사장에 오른 인물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계열사 CEO 인사서 '은행·카드·생명' 제외, 계열사 통폐합 눈길


올 연말 계열사 대표들도 대거 만료되지만 핵심 계열사인 은행·카드·생명보험 등은 제외돼 예년보다 관심도는 다소 낮은 편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효율화 차원에서 신한AI를 청산하기로결정한 만큼 향후 나머지 계열사의 통폐합을 엿볼 수 있는 인사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올해 말 신한금융 계열사 15곳 중 10곳의 CEO(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조재민·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박우혁 제주은행장 ▲ 배진수 신한AI 대표 등이다. 제주은행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지만 신한금융은 연말 인사 때 제주은행장을 포함해 발표한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는 '2+1' 임기를 적용한다. 기본 임기 2년을 마친 뒤 성과에 따라 1년씩 임기를 연장한다. 대부분 3년 후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에 3년 임기를 채운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체자산부문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배진수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 5명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신한AI는 계열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해 자연스럽게 임기를 마치게 될 예정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전통자산부문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는 올해 말 첫 임기를 마친다. 이들의 임기가 1년 더 연장할지 주목된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작년 3월 선임됐다. 당시 GIB총괄 각자대표 체제 하에 이영창 전 사장이 전사 경영관리와 리테일·WM 등 영업채널을 총괄하고 김 대표는 IB·기업금융 분야만 관리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인 CEO체제로 바뀌면서 영역을 넓혔다. 김 사장은 조직을 안정화하고 경영정상화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은 통합이 검토되고 있다. 2020년 신한금융 계열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대체운용과 신한리츠운용 등 3곳이었다. 2021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신한대체운용이 합쳤고 이후 신한리츠운용까지 통합하려고 논의가 진행했으나 진척이 없었다. 다만 진 회장이 조직슬림화에 나서면서 자회사 구조조정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시 운용계열사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임기 만료 대상 그룹사 CEO와 임원이 많기 때문에 변화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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