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삼성의 格
가격·보험료 인상...실적방어 고육책 전락 '갤럭시'
② 높아진 부품가 영향...소비자 부담 높아져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5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우리가 알던 삼성이 없어졌다. 이건희 선대 회장 시절 삼성전자는 남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 세계일류, 남들과는 다른 혁신이 핵심이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삼성의 기술은 늘 경쟁사를 압도했고 가전, 휴대폰, TV 등 삼성의 제품은 늘 세계 1위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은 예전과는 다르다. 혁신은 보이지 않고 기술력은 경쟁사와의 격차가 좁혀졌다. 변화와 혁신은 사라졌고 제품은 평범해졌다. 직원들 역시 이러한 삼성에 실망하며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꺼져가는 혁신의 불씨를 누군가는 다시 지펴야하지만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1993년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필요할 때다.


갤럭시 z 폴드5 아이스 블루와 갤럭시 z 플립5 민트 (사진=삼성전자)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공개한 갤럭시Z플립과 폴드5 시리즈의 가격과 보험 자기부담금 역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값 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악화 방어에 주역으로 나서야 할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과도한 실적 요구에 따라 소비자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전체적인 매출과 영업익이 크게 악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를 통한 실적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기대보다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데다 업황이 언제쯤 개선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구매의욕이 저하되면서 '폴더블폰 대중화'라는 삼성전자의 포부는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소비자, "폴더블 구매 의욕 상실"


삼성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의 가격은 각각 512GB기준 211만9700원, 221만8700원이다. 전작에 비해 4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삼성케어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스마트폰 보험 서비스다. 배터리 분실과 교체 등 모든 수리비를 보장하는 일반형 상품과 액정 파손에 대한 수리 비용을 지원하는 파손보장형 상품으로 나뉜다.


폴더블폰은 일반 바형 스마트폰에 비해 고장이나 액정파손 등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접히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넓어진 화면과 추가된 외부 디스플레이 등 일반 바형에 비해 충격과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수리 가격도 일반 바형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이에 따라 폴더블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 보험 가입은 필수로 여겨진다. 특히 파손보장형 상품은 대다수 폴더블 사용자들이 가입하고 있다. 


기존 파손보장형 상품의 자기부담금은 갤럭시 폴드가 16만원, 플립이 14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정식 출시된 폴드5의 자기부담금은 29만원, 플립5은 19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폴드는 13만원이 올라 약 81%, 플립은 5만원이 올라 약 36%가량 자기부담금이 늘어난 셈이다. 다만 지난 8월 1일 이전에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휴대폰 가격과 자기부담금이 동시에 상승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삼성케어플러스에 가입했던 이유는 통신사 스마트폰 보험에 비해 저렴했기 때문이다. 삼성케어플러스 월 이용료는 폴드가 1만2700원, 플립은 9700원이다. KT기준 통신사의 스마트폰 보험료는 폴드를 비롯한 20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기준 1만3500원으로 월 800원가량 비싸다. 통신사의 폴드5와 플립5 보험료는 삼성케어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액정 파손 시 자기부담금은 16만원으로 삼성케어플러스보다 저렴하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케어플러스에 가입할 이유가 없어 통신사들이 보험료를 동결할 경우 통신사 보험 가입을 고려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한 듯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파손 보상, 수리비 즉시 할인 서비스 등을 포함한 '삼성케어플러스 파손 보장형' 1년권 등을 제공했다. 


이런 프로모션에 힘입어 플립5와 폴드5는 사전예약에서만 102만대가 팔리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은 사전 예약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식 판매가 진행된 8월 11일 이후 현재까지 한 달이 좀 넘는 기간 동안은 판매 신기록 행진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가격과 자기부담금을 합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최대 40만원 가까이 높아져 폴더블폰 구매 의욕 자체를 잃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2021년 8월 한 번 자기부담금이 올랐었고, 이번에는 2년 만에 오른 것인데 그동안 재료비와 임금 등 원가가 오른 게 반영됐다. 특히 폴더블폰은 접을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액정 가격이 비싸다"라며 "자기부담금은 올랐지만 보험료는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높아진 부품비·낮은 실적 영향 소비자에게 전가?


이번 수리비 인상에는 스마트폰 부품 값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부터는 기존 모델에 대한 수리 비용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모바일AP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같은 기간 HHP(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카메라모듈 가격도 14%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품가격 상승과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에 따른 영향을 결국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만약 부품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한 번 오른 스마트폰 가격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된 실적 역시 가격과 보험 자기부담금 상승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이상 감소했다. 이 중 모바일 경험(MX) 부문 역시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의 국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환율이 올랐기 때문이며 달러 기준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다"라면서도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가격은 변화가 많기 때문에 부품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갤럭시의 다음 신제품 출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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