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삼성전자, HBM3 본격 양산 아직 일러
SK하이닉스, 시장선점 효과로 적자 규모 크게 줄일 듯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BM3 D램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3 생산 확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HBM3를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에 품질 승인을 받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제품 공급과 첨단 패키징 서비스를 일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장비 발주 등 설비 라인을 세팅하고 물량을 늘리는 것은 내년이 돼야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 확대 시점도 결국 내년으로 밀리는 것이다. 


10일 반도체 장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장비 발주를 마치고 추가로 발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에 품질 승인을 받아 제품 공급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기존 장비와 라인만으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격적으로 추가 생산 계획을 세워 장비를 발주하고 생산량을 2배로 늘리는 것은 내년도 사업 계획이 세워지고 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미 HBM2에서부터 사용하던 장비와 라인이 있어서 추가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아도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투자 규모 안에서 HBM3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만 AI반도체 수요가 내년부터 폭발하면 HBM3 생산량도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HBM3 납품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두 회사는 공급 물량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HBM3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제품도 출시했고, 이미 HBM2 라인이 있기 때문에 당장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엔비디아 등에 제품을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패키징' 서비스는 내년 1분기 최종 승인이 완료돼 그때부터 납품이 될 예정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2.5D 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를 개발해 왔다. 지난 2021년 로직 프로세서에 HBM 4개를 결합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8개 HBM을 결합하는 아이큐브8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웨이퍼 상태 복수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3D 패키지 기술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패키징 기술 개발 속도와 고객사 발주 규모 등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HBM 생산과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설계,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HBM 턴키 생산체제를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주요 고객사로부터 HBM 턴키 제품의 최종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추정돼 향후 삼성전자가 HBM과 2.5D 패키징을 턴키 공급할 경우 HBM 단품 공급대비 수주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3 물량 공급으로 인해 4분기부터 반도체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 기대만큼 폴더블폰이 팔리지 않고 있고 기존 D램 재고도 여전한 상황이다. 그런데 낸드플래시의 재고 상황도 심각해 실적 개선이 크게 이뤄질 가능성이 적다.


다만 4분기는 HBM3로 인한 수익성 개선으로 연초 대비 반도체 적자 규모가 줄어 삼성전자 전사 실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좀 더 빨리 감산에 들어갔고 세계 최초 HBM3 양산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빨리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1조7507억원의 적자로 올 1분기 대비 적자폭을 절반이나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 4분기에도 7590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줄인 뒤 내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268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고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HBM으로 인해 그나마 수익성이 다소 개선되면서 재고 손실을 많이 줄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기존 D램이나 낸드의 재고가 완전히 소진되고 있지 않고 IT수요도 회복되지 않아 내년 상반기는 돼야 턴어라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전기전자 긴급진단 20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