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스벤처스, 판도라TV 투자 17년만 마침표
지분 전량 8억에 블록딜…2006~2007년 새한창투 등과 수십억 투자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6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쿠팡' 등에 초기투자해 대박 수익을 낸 미국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가 첫 한국 투자 포트폴리오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판도라TV'의 투자금을 17년만에 전액 회수했다. 이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 투자를 계기로 한국 벤처기업과 인연을 맺어 유니콘 기업만 여덟 곳을 발굴하게 된 만큼 의미 있는 딜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토스벤처스는 판도라TV 보유 주식 전량인 114만2120주(9.6%)를 약 8억원에 처분했다. 김경익 판도라TV 대표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이 지분을 매입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계 벤처캐피탈이다. 쿠팡,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토스 등 다수의 국내 유니콘 기업에 초기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이력이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판도라TV 투자 17년 만에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운용사의 첫 한국 벤처기업 포트폴리오로 장기간 동행했지만 결국 회사가 올해 1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을 23년만에 중단하면서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판도라TV는 현재 블록체인을 응용한 사업 등에 매진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판도라TV로 수십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매각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첫 투자금 집행 당시보다 반토막 난 80억원대 초반으로 평가됐다. 회사는 2014년 8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금일 종가 기준 94억원이다.


알토스벤처스는 지난 2006년 시리즈A 단계에서 두 곳의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회사에 총 60억원을 투자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를 취득했다. 중동 자금을 운용하는 FI로 알려진 스틱인터내셔널과 국내 벤처캐피탈인 새한창업투자가 이 딜에 참여했다. 당시 판도라TV의 투자 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150억원 내외로 책정됐다.


운용사는 이듬해 열린 시리즈B 단계에서 후속투자도 단행했다. 미국 벤처캐피탈인 'DCM'이 리드해 95억원을 대며 RCPS 신주를 인수해 지분 18.6%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고 알토스도 후속투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13.8%까지 늘렸다. 팔로우온 당시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3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알토스벤처스 투자 직후 판도라TV는 승승장구 했다. 2008년에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 시장점유율 1위(42%)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거대 자본을 앞세운 '유튜브'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결국 판도라TV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고 성장은 정체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008년 75억원에서 지난해 151억원으로 14년 동안 약 두 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알토스벤처스는 판도라TV로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 딜을 계기로 한국 벤처기업에 주목하게 됐다. 시리즈A~B단계에 주로 참여해 뭉칫돈을 투자했으며 유니콘 기업만 여덟 곳을 발굴했다. 회수 성과도 좋았다. 일례로 지난 2008년 '크래프톤' 주식을 주당 약 1만원 내외에 취득했는데, 이 회사의 주가는 2021년 상장 전 수요예측에서 주당 49만8000원으로 평가됐다. 알토스벤처스는 상장 직전 회사 주식 184만959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알토스벤처스는 결국 판도라TV에서 수익을 보지 못하고 엑시트를 단행하게 됐다"면서도 "투자성과만 놓고 보면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다양한 한국기업들을 발굴 및 투자하게 되는 포문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딜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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