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리스크 항목에 '원가 변동' 포함
원가율 78~85% 상승, 실적 저조로 이어져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7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원가 변동'을 리스크 관리 항목에 추가하고 대응하기로 했다. 


이는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길게는 1년 이상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데 작년 원자재값이 폭등하는 동안 제때 판가를 올리지 못해 실적 저조라는 뼈아픈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원가 상승에 따른 위험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새로운 재무적 리스크 요소로 '원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꼽았다. 관련 내용을 최근 발간한 ESG 보고서에 담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효과적으로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해 재무·비재무 요소를 각각 선별해 관리해오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선정한 재무적 리스크는 크게 ▲시장 ▲신용 ▲유동성 세 분야로 나뉜다. 여기서 시장 리스크는 ▲환율 ▲금리 ▲주가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했다.


올해 발간한 보고서부터 원가 변동에 따른 손익 리스크를 추가했다. 회사가 원가 변동을 위험 요소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작년 실적 쇼크와 무관하지 않다. 제때 원자재값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해 작년 2분기에는 사상 첫 적자를 내기도 했다. 현대그룹 내 현대엘리베이터의 위치를 감안하면 저조한 실적이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엘리베이터 사업 특성상 주문을 받아 제작한 뒤 계약 상대방에게 제품을 건네기까지 길게는 1년 반이 소요된다. 원가 변동 부분을 인지해 구매처를 다양화하거나, 원가 상승분을 빠르게 판가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와 같은 변수로 원자재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 영업적자를 기록한 작년 2분기 내수용 엘리베이터 가격은 5700만원으로, 작년 말 5200만원 보다 5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내수용 에스컬레이터 가격은 5200만원에서 4600만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철판은 2020년 kg당 675원에서 작년 2분기 기준 1300원으로 상승했다. 국내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가이드 레일은 1본당 2020년 9만3817원에서 작년 2분기 12만5160원으로 매입 부담이 커졌다. 


팬데믹 이전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의 매출원가율은 79~81%에서 팬데믹 이후 78~85%로 높아졌다. 원가 부담이 올라간 것도 문제지만, 변동폭도 커져 원가 관리가 까다로워졌다. 


올해 1분기 엘리베이터 제조 부문의 총계약원가 변동 금액은 106억원 증가했다. 반면 총계약수익의 변동 금액은 23억원 감소해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원가 부담 요인이 올해 1분기와 미래에 미치는 손실 규모는 약 2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최근 2~3년 원가가 폭등했다"라며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원가 변동 위험을 인지하고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제공=현대엘리베이터)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