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베트남 판매 왕좌 지킨다
올 들어 현지 1위 기록 중, 전략 신차·경쟁력 갖춘 라인업으로 집중 공략
작년 4월 베트남에서 아이오닉 5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기아)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수성에 나선다. 전략 신차를 출시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급증하는 현지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베트남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으로 조명 받고 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기준 베트남에서 총 3만6854대를 판매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2만2903대, 기아는 1만3951대의 판매 실적을 각각 기록하며 활약 중이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2만1547대를 판매하며 현지 판매 순위 2위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베트남 시장에 공식 진출한 것은 2017년이다. 당시 회사는 현지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하고 그랜드 i10, 아반떼, 투싼, 싼타페를 생산했다. HTMV에서 출고된 차량의 판매는 ▲2017년 1만5570대 ▲2018년 5만8111대 ▲ 2019년 7만4973대로 연평균 151% 성장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HTMV 출범 2년만인 2019년 7만9568대를 판매하며 도요타(7만9328대)를 제치고 첫 판매 1위에 등극했다.


현대차는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8만1368대, 7만518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으로 베트남 시장 판매 1위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에선 일본차 텃밭으로 불리는 베트남에서 글로벌 자동차 판매 1위 기업인 도요타를 제치고 거둔 성과라는 데 적잖은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2021년 판매합작법인(HTV) 설립, 2022년 HTMV 2공장 준공 등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공장 준공으로 현지 생산 능력을 10만7000대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작년 11월 현대차 베트남 생산합작법인 2공장 준공식. (사진=현대차·기아)

기아는 현대차보다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04년 베트남 THACO(쯔엉하이자동차)와 CKD(반제품 조립 방식)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8년 2만8986대, 2019년 3만103대를 판매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주요 차종의 현지 생산 및 신차 적기 투입, 마케팅 강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전년 대비 전체 수요가 급감한 2020년의 경우 도요타, 마쯔다, 미쯔비시, 포드 등 대부분 업체의 판매가 감소한 것과 달리 기아는 오히려 30.2% 늘어난 3만918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엔 베트남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6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하반기에도 생산 능력 확대, 판매 차종 다변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한단 계획이다. 먼저 확고한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도요타에 내준 베트남 시장 1위 탈환에 나선다.


현대차는 엑센트, 크레타, 싼타페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판촉 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신규 SUV, MPV 모델 등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내달부터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 전기차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카니발=(사진=기아)

나아가 작년 9월 2공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현지 생산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되는 만큼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생산 합작법인 HTMV 1, 2공장은 올 하반기 아이오닉 5, 베뉴, 팰리세이드 등 4개 모델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인데, 현대차가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모델만 총 12종에 달하게 된다.


기아도 쏘넷, 카니발, 스포티지, K3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판촉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 및 판매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이하 V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에서는 전년 대비 33.0% 증가한 총 40만4635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이는 기존 최고 판매였던 2019년의 32만1811대를 넘어선 숫자다. 전체 판매 중 승용차가 31만6941대(78%)로 가장 많았는데, 전년 21만4385대보다 4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영향이 축소되면서 베트남 경제가 회복되면서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 중이다.


다만 올해 베트남 자동차 판매는 다소 침체된 양상이다. VAMA 등에 따르면 2023년 베트남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보다 증가한 42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판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5월 판매는 총 11만3527대로 전년 동기 17만6680대와 비교해 3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자동차 대출 금리의 인상이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위축시키는 주효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