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톺아보기
'아픈손가락' F&B, 결국 청산 수순 밟나
④7년째 완전자본잠식 늪…"청산 방법·시기 등 가능성 열고 검토 중"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4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F&B 주력사업이었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의 광화문점 전경. (제공=삼양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삼양홀딩스 자회사인 삼양에프앤비(F&B)가 결국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는 그룹의 외식사업을 담당해왔지만 만성적인 적자로 삼양홀딩스 종속기업 중 유일하게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아픈 손가락이다. 삼양에프앤비는 현재 외식사업에선 완전히 손을 떼고 부동산임대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그룹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현재 삼양에프앤비에 대해 외식사업을 재개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장착하는 등 회생을 위한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사실상 기업 청산으로 가겠다는 우회적인 의사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청산 절차와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에프앤비는 주력인 외식사업 중단 이후 부동산임대사업과 카페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법인의 청산 방법과 시기부터 새로운 방향성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삼양에프앤비는 2006년 삼양제넥스(삼양사에 흡수합병)가 사들인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의 후신이다. 2013년 삼양홀딩스가 삼양제넥스와 세븐스프링스 창업주로부터 지분 100%를 취득하면서 완전자회사가 됐다. 이듬해인 2014년 카페와 베이커리사업을 영위하던 삼양푸드앤다이닝을 흡수한 이후 삼양에프앤비로 사명을 바꿨다.


주력이었던 세븐스프링스는 사업 초기만 하더라도 샐러드 뷔페로 두각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인 가구 확대로 간편식과 배달식 등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점차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빕스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동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들과의 경쟁까지 심화되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했다. 


결국 삼양에프앤비는 2020년 5월 전 점포를 폐점하고 외식사업에서의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는 주력이 아니었던 부동산 임대사업과 사내 카페 등을 운영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장에서도 주력인 외식사업을 잃은 삼양에프앤비의 경우 청산 밖에는 답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진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현재로서는 자력 청산조차 어렵다. 청산을 위해선 추가적인 그룹의 자금이 투입되어야만 한다는 얘기다.  


실제 삼양에프앤비는 삼양그룹 계열 중 유일하게 2016년부터 7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또한 해마다 자본 손실액은 더욱 늘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자본잠식에 빠진 첫 해인 2016년 마이너스 33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작년 마이너스 187억원까지 5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자본잠식은 만성 적자에서 비롯됐는데 이 회사는 2013년부터 단 한번도 흑자로 돌아서지 못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총 누적 순적자만 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외식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연간 순적자 폭을 10억원 밑으로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흑자는 내지 못하고 있다.


삼양F&B 자본총계·총부채·유동자산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공시)

상법상 청산작업을 진행하려면 청산 사무를 통해 채무 등을 우선적으로 변제해야만 한다. 작년 말 기준 삼양에프앤비의 총 부채는 252억원이다. 이 중 모회사인 삼양홀딩스와 계열사인 삼양사 두 곳에 갚아야 할 돈만 178억원에 달한다. 계열 부채에는 매입채권 및 기타채권과 대여금 등이 모두 포함됐다. 특히 삼양에프앤비는 올해 2월 삼양사에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종전 84억원의 대여금 계약을 또 다시 1년 연장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삼양에프앤비가 빚을 갚는데 쓰일 유동자산은 작년 말 기준 6억원에 불과하다. 청산을 위한 채무 변제를 위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수백억원의 추가적인 현금수혈에 나서야만 하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삼양에프앤비의 경우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에 향후 수익을 통해 대규모 채무를 변제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며 "본격적인 청산작업에 들어가려면 모회사의 유상증자 참여 등의 방식으로 추가적인 실탄 지원이 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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