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인텔이 글로벌 PC 수요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모바일용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고성능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부가 제품인 H시리즈를 중심으로 저변 넓히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텔코리아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텔의 모바일용 차세대 CPU '13세대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 4개 시리즈(HX, H, P, U)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이엔드 제품인 HX시리즈는 가장 빠른 모바일용 CPU다. 데스크톱 CPU에 육박하는 성능으로 멀티태스킹 성능이 이전 12세대 대비 49% 증가했다. 나머지 시리즈(H, P, U)도 전반적인 성능이 이전세대보다 10% 넘게 업그레이드됐다. 모든 시리즈에서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와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DDR4가 호환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8개 노트북 제조사는 이에 발맞춰 3세대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 총 350종을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선호해 국내 제조업체는 아직까지 HX시리즈가 탑재된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단 코로나19 이후 국내 시장에서 H시리즈 탑재 노트북 점유율은 20%, 수요가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 H시리즈는 HX시리즈의 하위호환 버전으로 게임 구동은 가능하나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운 기기에 탑재된다. 휴대성과 성능을 함께 고려한 선택이 많아진 것이다. 

올해 PC 시장이 역성장까지 예측되는 만큼 인텔은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전 세계 PC 출하량 추정치가 전년대비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모든 전자기기에서 PC가 가장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최원혁 인텔코리아 상무는 "(글로벌 PC 시장의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전년대비 떨어지고 하반기 이후에는 비슷한 정도로 성장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인텔의 모바일용 신규 CPU 출시가 차세대 D램 DDR5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차시대 서버용 CPU(사파이어 래피즈) 출시 때보다는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리적으로 노트북에 탑재되는 D램 수량은 서버에 필요한 수량보다 절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이미 PC 기기에 DDR5가 탑재돼 왔고 새로운 CPU는 DDR4와도 호환이 돼 DDR5 수요 확대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모바일용 신규 CPU가 출시되면서 DDR5의 수요가 늘긴 하겠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 있어 서버용, 스마트폰과 비교해 노트북 시장 자체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