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참석 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 결국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난 9년간 CES 행사에 발길을 끊은 이재용 회장은 10년째 CES에 불참하게 됐다. 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내년도 경영 전략 구상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23일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내년 CES 2023에 참석하지 않는다"면서 "신년 경영 전략 구상에 힘을 쓸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첫 글로벌 대외 행보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굵직한 새해 그룹 일정과 경영 전략 수립, 비상 경영 등 이유로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 CES 2007에 참석한 이후 2013년까지 7년 연속으로 CES를 찾은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CES를 통해 후계자 중 한명으로 공식 석상에 얼굴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9년간 CES 행사에 발길을 끊었다. 이 회장은 이번에도 불참하면서 10년째 CES에 가지 않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내년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우려가 번지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장기화 'R의 공포' 등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CES 출장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구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동, 베트남 등 주요 사업지를 방문해 현지 공장을 점검하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만큼 전시회보다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이 회장의 다음 행선지로는 스위스가 꼽힌다. 내년 1월 중순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다보스 포럼'이 개최된다. 특히 전문 경영인이 주로 참석하는 CES는 몰라도 글로벌 정·관·재계 수뇌들이 모이는 다포스포럼에는 이 회장이 반드시 참석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 회장 이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WEF 회원사로서 참석 가능성이 높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CEO들과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신산업 현안과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대해 정보 공유와 협력 방안 모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회장이 빈자리를 대신해 CES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초(超)연결 시대'를 화두로 제시한다. 한 부문장은 개막에 앞서 열리는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대표 연사로 나서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