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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두고 미리 채운 곳간 덕에 '여유'
한보라 기자
2022.11.04 07:47:07
①외부차입 여력에 현금성자산 더하면 여유자금만 3조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11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지원책을 발표하고 5대 금융지주가 유동성 공급 및 자금 지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보험사가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는 등 시장 경색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조달이 어려워진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사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조달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자금시장 경색에 가장 민감한 여전사들의 자금조달 계획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롯데카드가 자금조달 창구를 다변화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매각을 앞두고 경영 지표 관리에 나서면서 유동성도 풍부하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에 앞서 2조원 가량의 외부차입 여력을 확보해둔 상태여서 향후 채권 교체매매(롤오버) 시점이 다가와도 자금조달 위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가 발행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가운데 만기가 1년 이내로 접어든 금액은 1조4200억원, 전체의 19.12%로 집계됐다. 다만 롯데카드의 경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조달창구를 다변화한 데다가 현금성 자산을 대거 늘리며 유동성 지표를 크게 끌어올렸다. 즉, 단기적으로 유동성 부족 사태를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채권을 찍거나 차입을 일으켜 회사를 운영한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 역시 채권금리 상승, 레고랜드 사태에 대응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기업어음(CP) 등으로 자금조달원을 옮기면서 여전채 롤오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운용마진율 축소를 방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금조달 창구를 미리 다변화한 롯데카드는 타사대비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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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롯데카드는 차입금(4조8450억원, 32.61%)과 회사채(7조4250억원, 49.98%), 그리고 유동화자금조달(2조5868억원, 17.41%) 등 크게 3곳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통상 카드업권의 조달창구가 여전채에 치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롯데카드의 수익추구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롯데카드 매각에 불씨를 당길 계획이었다. 이에 지난해부터 실적을 포함, 각종 경영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때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수단으로 만기는 짧으나 상대적으로 발행금리가 낮은 ABS 등을 활발하게 활용해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여전채 외에도 장‧단기 CP, ABS 등을 통해 미리 자금조달을 해왔기 때문에 레고랜드 사태 등 채권시장 경색에도 타사대비 안정성 있는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업 신용카드사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만큼 자금조달 현황을 가장 면밀하게 캐치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2조원 수준의 외부차입 여력이 있기도 하다. 롯데카드가 국내외 은행과 체결한 미인출 신용공여(크레딧라인) 한도는 약 9000억원, ABS를 통해 추가적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약 1조1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 및 예치금(약 1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1년 안에 유동성 쇼크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을 병행해 장기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단기조달 수단인 ABS, 전단채 등도 활용할 예정"이라며 "최근 화두가 된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대부분 우량 시공사, 선순위 대출 위주로 집행된 데다가 관련 충당금을 미리 쌓아둔 만큼 큰 문제는 없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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