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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자산보다 많은 빚, 매매가 1100억 산정은
김진배 기자
2021.06.22 07:57:53
운수권, 슬롯, 인력 등 무형자산 고평가 영향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1일 1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이스타항공이 종합 건설회사 '성정' 품에 안겼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약 1100억원을 지불한다. 이스타항공은 유형자산이 적은 반면 안고 있는 부채는 많았다. 그럼에도 매각 과정에서 1000억원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운수권, 공항 슬롯 이용권, 항공산업 경험 등 '무형자산'이 있었다.


서울회생법원은 21일 최종 인수자를 발표했다. 지난 17일 성정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인수자는 사실상 성정으로 결정됐다. 성정의 인수 금액은 쌍방울의 광림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과 같은 1100억원 수준이다. 분할 납입 예정이었던 채권 등도 인수 의사 확인 단계를 거치며 광림의 조건과 동일하게 맞췄다.


시장은 당초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셧다운 직전인 지난해 3월을 기준으로 이스타항공이 가진 자산은 유동자산 273억원과 비유동자산 872억원을 합해 총 1145억원이었다. 반면 부채는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가 각각 1787억원, 400억원으로 총 2187억원에 달했다. 1년 동안 완전운항중단(셧다운)을 겪으면서 올해까지 부채는 더욱 증가했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드러난 부채 규모는 채권단의 신고 금액 약 1800억원과 공익채권 약 700억원 등 최대 2500억원 이상이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비유동자산 중 절반가량(약 401억원)은 유형자산이다. 유형자산의 절반 이상(245억원)은 항공기이며 건설중인 자산이 122억원 존재한다. 이스타항공은 자체 보유한 항공기가 전무하다. 리스로 4대의 항공기를 '빌려' 보유하고 있다. 이마저도 2대는 해외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 B737-MAX8 기종이다. 무기한 운항 정지에 들어가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자가 얻을 수 있는 자산이라고는 리스로 들여온 이용 불가능한 항공기 2대와 멀쩡한 항공기 2대, 그리고 2500억원에 달하는 빚이 거의 전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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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매각에는 이스타항공이 가진 유형자산보다 재무 현황에는 표시되지 않는 운수권, 슬롯, 운항 경험 등 '무형자산'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이스타항공 매각과 관련해 "자기 항공기가 하나도 없는 항공사의 매각을 추진하는 첫 번째 사례로, 슬롯, 노선면허, 운항경험·기술 등 무형자산을 어떻게 가치평가 할 것인가 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매각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자산은 운수권이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서 가장 많은 중국 노선 운수권을 보유했다. 총 6개의 중국 노선 운수권을 보유했는데, 이중 1개는 인천-상하이 노선이다. 해당 노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알짜 노선으로 꼽혔다. 이 노선 운수권을 가진 저비용항공사(LCC)는 이스타항공이 유일하다. 중국 노선의 경우 취항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협약(오픈스카이)이 해남성·산동성 등 일부지역에 제한돼 있다. 이외에 지역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운수권 취득이 필수다.


이밖에도 이스타항공은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사이판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20개 이상의 노선을 운영했다. 항공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하고 항공기만 준비되면 공항 이용을 위한 슬롯도 확보하고 있어 운항 재개에 나서는 것이 어렵지 않다.


빠른 정상화 가능성도 매각 가격을 높였다. 능력 있는 '경력직'들이 언제든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회사 문을 닫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600명 가량의 인력을 감소시켰다. 당시 구조조정 조건으로 회사 매각 성사, 국제선 정상화 여부 등에 따라 100% 재고용을 내걸었다. 첫 번째 조건인 회사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직원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밖에도 10년 이상의 항공사 운영 경험이 매각에 힘을 보탰다. 이스타항공은 2009년 국내 항공운송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국제선 AOC도 취득하고 운항을 결정했다. 지난해 셧다운 전까지 약 12년의 운영 경험이 있는 셈이다. 운항 첫 해인 2009년 170억원에 달했던 순손실을 5년만에 순이익 130억원으로 전환시킨 노하우도 있다. 빠른 정상화와 흑자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기도 좋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정상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국가 간 협약을 통해 해외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트래블버블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지로 해외여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회사 정상화 시점에 맞춰 해외노선 운항도 일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스타항공 매각과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청산가치보다 무형의 가치를 이용하는 편이 더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이라며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이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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