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낸다.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판매를 접고 수소 버스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초저상 '뉴 슈퍼 에어로시티 CNG'와 '유니버스 CNG'를 단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종 모두 현대차에 남은 마지막 CNG 버스로, 현재 신규 계약과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CNG 버스 주요 부품 공급사가 생산을 멈춰 재고 물량으로 긴급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내년 중 CNG 버스 공급 중단이 예상된다”고 안내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로 사들이는 CNG 청소차도 판매가 끊겼다. 서울시는 올해 본예산에 CNG 청소차 10대분 15억원을 편성했지만 현대차가 단종을 통보하면서 재고 4대만 확보했다. 서울시는 추가경정예산에서 나머지 6대분 9억원을 감액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CNG 버스는 친환경차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태우는 탓에 한계가 뚜렷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차 분류 체계를 저공해차에서 무공해차 중심으로 바꾸고, 세제·구매보조 등 지원책도 전기·수소차 위주로 재편했다.
특히 정부는 2024년 친환경버스 보급예산에서 CNG 버스 구매보조 항목을 없앴다. CNG 버스에 주던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도 2023년 말 끝났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CNG 버스 공급은 연평균 255대에 그쳤다. 2022년만 해도 국내 대형 CNG 버스 969대 중 96.4%를 공급하며 시장을 홀로 떠받친 현대차로서는 생산을 이어갈 유인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5년 전인 2021년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을 전기차나 수소차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2023년부터 CNG 초저상버스 단종을 검토했고, 2024년 1월에는 그린시티·유니시티 등 고상형 내연기관 시내버스 4종 생산을 멈췄다.
현대차는 CNG 버스 빈자리를 수소버스로 메우며 전환에 속도를 낸다. 올해 4월 도원교통, 삼환교통 등 운수사와 수소 시내버스 400대 도입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노후 CNG 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바꾼다. 9월에는 선진그룹과 손잡고 2032년까지 수소버스 480대를 들이기로 했다. 선진그룹은 김포, 파주 차고지 CNG 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한다. 현대차는 이달 4~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교통 약자 편의성 향상을 위해 현재 개발 중인 일렉시티 수소전기 저상 광역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전기버스(일렉시티·유니버스) 누적 공급은 올해 7월 기준 3500대를 넘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도권 광역노선 차량 약 3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그룹 사업장 통근버스 1201대도 수소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내년 저상 광역버스 의무 도입에 맞춰 일렉시티 수소전기 저상 광역버스도 개발하고 있다. 유니버스 CNG가 맡던 광역노선을 수소 저상버스로 대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소버스는 현대차에 유리한 시장이다. 전기버스는 저가 중국산과 맞붙어야 하지만 국내 수소버스는 현대차가 사실상 홀로 공급한다. 대당 보조금도 커 운수사 구매 부담이 덜하다. 현재 수소버스 대당 국비 보조금은 저상 2억1000만원, 고상 2억6000만원이다.
다만 정부 지원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회에 낸 내년도 예산안 세부사업설명자료를 보면 수소버스 구매지원 물량이 줄고 대당 국비 보조금도 내려갔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현대차 수소 전환 속도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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