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주력거점이었던 중화권 매출 감소에도 서구권 사업 확장에 힘입어 해외사업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라네즈와 코스알엑스에 더해 에스트라, 일리윤 등 후속 브랜드를 육성하면서 판매 지역과 브랜드 다변화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디지털 마케팅 비용 투입이 늘어나는 만큼 후속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자 효율 높이기가 향후 수익성을 다질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보면 해외사업 매출은 4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사업에서 지역 다변화 효과가 두드러진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존 주력거점이었던 중화권 매출이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음에도 해외사업 전체 매출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실제 중화권 외에 미주지역의 3분기 매출은 1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는 579억원으로 9.9% 각각 늘었다. 두 권역의 합산 매출은 2411억원으로 중화권의 약 2.3배에 이른다.
일본과 아시아태평양(APAC)을 포함한 기타 아시아 3분기 매출도 1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었다. 이에 지역 다변화가 힘을 받고 있으면서 중화권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지 않고도 해외 성장을 이어갈 기반을 굳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확대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크리에이트 뉴 뷰티(create new beauty)’ 비전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서 회장은 지난 9월4일 열린 창립 81주년 기념식에서 “전 세계 고객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하는 회사를 만들자”며 해외사업 강화 의지를 내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역적으로 중화권을 대신할 시장을 찾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다변화 측면에서도 해외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서구권 등에서도 일부 인기 제품에만 매출이 쏠리면 현지 소비 유행이나 플랫폼 판매 조건 변화에 실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미주시장에서 이니스프리 브랜드의 사업을 확대하며 기존 그린티, 선케어 제품에 더해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 라인 판매를 세포라 중심으로 늘렸다. 자회사 코스알엑스는 펩타이드 세럼과 마스크팩을 앞세워 틱톡샵 매출을 키웠다. EMEA 시장에서는 라네즈가 영국 아마존에 입점하고 코스알엑스가 영국 틱톡샵 프로모션과 밀라노 패션위크 후원을 통해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나아가 후속 성장동력으로 더마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트라와 일리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에스트라는 최근 3년 동안 36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영국 부츠와 북유럽 마타스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세포라에 신규 입점했으며 2027년 상반기까지 9개국에 추가 진출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에스트라는 3분기 미주와 일본,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리윤도 ‘세라마이드 아토 집중크림’을 중심으로 미국 아마존과 틱톡샵 판매를 넓히는 동시에 인도와 브라질, 중동 등 신시장 진출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에스트라와 일리윤을 중심으로 2029년 7월부터 2030년 6월까지 더마뷰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사업과 후속 브랜드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성장 투자와 이익 확보의 균형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서구권 가운데서도 핵심인 미주시장에서 광고판촉비 관리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사 광고판촉비는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한 1931억원(매출 대비 16.4%)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12.3% 늘어난 1577억원(매출 대비 14.0%)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송지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는 북미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다"며 "북미 광고선전비율은 매출 대비 20% 중반 수준이나 하반기 마케팅 투자 확대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케팅 효율 개선 등 관련 성과가 확인되면 실적 추정치 상향과 추가적 주가 상승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투자 확대로 광고판촉비가 증가했으나 기타 비용 효율화로 판매관리비율을 개선하고 있다”며 "서구권의 경우 최근 디지털 채널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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