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영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부채 산정에 활용하는 손해율·사업비 가정에서 부적정한 사례를 확인하고 전체 보험사를 대상으로 자체점검에 나선다. 실제 보험료 조정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손해율을 가정하거나 사업비에 물가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되면서 올해 결산에 대한 집중 점검과 제재도 예고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생명보험사 3곳과 손해보험사 3곳을 대상으로 계리가정 관련 제도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현장점검한 결과,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 산출 과정에서 다수의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날 보험회사 계리담당 부서장 간담회를 열고 점검 결과와 후속 감독계획을 공유했다.
금감원은 모든 보험사에 지적 사례를 토대로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11월 말까지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현장점검 대상 보험사에 대해서는 이미 경영진 면담을 진행했다.
계리가정은 보험사가 장래 지급할 보험금과 지출할 사업비 등을 추정해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손해율 개선 속도를 실제보다 빠르게 설정하거나 비용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
이번 점검에서는 갱신형 보험상품의 손실계약이 목표손해율 100%에 도달하는 기간을 일률적으로 10년으로 설정한 사례가 확인됐다. 실제 보험료 조정률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까지 13년이 필요한데도 10년으로 가정하는 식이다. 금감원은 갱신 시점과 보험료 조정 가능 폭을 반영해 현실적인 기간을 설정하도록 했다.
담보별 손해율을 구분할 만큼 통계가 충분하고 차이가 유의미한데도 산출 단위를 세분화하지 않은 사례도 나왔다. 신규 담보의 통계가 3년 이상 축적됐는데도 경직된 내부 기준으로 실제 손해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경우도 확인됐다.
사업비 가정에서는 물가상승률을 자의적으로 배제한 사례가 적발됐다. 일부 보험사는 신규 계약 체결에 드는 비용을 1년 이내에 지출한다는 이유로 계약체결비 전체를 물가상승률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복리후생비와 수수료 등도 계정별 정량분석 없이 지급 상한이나 수수료 동결 방침만을 근거로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행 기준은 물가 영향을 받는 비용에 원칙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공통부서 인건비를 계약체결비로 분류하면서 설문조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산정한 활동 비율을 적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시행세칙에서 해당 분류에 설문조사 방식을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공통비 배분 지표의 연도별 변동 폭이 큰 경우에는 다년간 평균값을 활용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올해 결산에서 보험사들이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보험부채 평가에 적정하게 반영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보험부채를 부적정하게 산출하거나 오류가 확인되면 집중감리와 검사 등을 거쳐 필요시 엄정한 제재조치를 부과할 계획이다.
계리가정 산출 근거와 내부통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보고체계도 구축한다.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올해 12월 말부터 계리가정보고서를 공식 시행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계리가정 산출 기준과 결과, 현금흐름 예측 방식, 내부통제 관련 내용 등이 담긴다. 법규상 제출 의무가 있는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년부터는 보험사별 계리가정 관리 수준을 수치로 평가하는 상시감시지표를 본격 운영한다.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보험부채 변동,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지출의 차이, 보험계약마진(CSM) 조정 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지표 최종안을 확정하고 회사별 관리 수준을 정기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는 이상 변동 원인 분석과 수시감리 대상 회사 및 점검 항목 선정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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