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같은 상폐 사유, 다른 거래 운명…거래소 '고무줄 잣대' 논란
이광호 기자
2026-10-30 11:00:00
시총 미달 관리종목은 거래 지속·기존 8개사는 정지…동전주 정리매매도 보류
이 기사는 2026-10-29 17:25:0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광호 기자] 같은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지만 누구는 주식을 사고팔 수 있고, 누구는 거래정지에 발이 묶였다.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상폐 기준을 강화했지만, 법원의 제동 이후 한국거래소가 후속 절차를 유예하면서 기업별 거래 여건이 엇갈리고 있다. 상폐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됐느냐에 따라 투자자의 거래 기회가 달라지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의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하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상폐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조치다. 이들 기업은 관리종목 상태에서 주식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이미 시총 미달로 상폐가 결정된 8개사는 거래정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코스피에서는 주연테크와 SHD, 코스닥에서는 신라에스지·골드앤에스·케이엠제약·핀텔·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가 해당한다. 이 가운데 SHD·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등 3개사는 정리매매가 진행되던 중 거래가 정지됐고, 주연테크·신라에스지·골드앤에스·케이엠제약·핀텔 등 5개사는 정리매매에 들어가기 전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같은 시총 미달 기준을 적용받았지만 상폐 결정이 먼저 내려진 기업의 주주는 주식을 처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반면, 후속 절차가 유예된 관리종목의 주주는 거래를 이어가는 셈이다. 상폐 절차의 진행 시점이 투자자의 거래 가능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시총 미달 관리종목 거래상태 현황(그래픽=오현영 기자)

◆같은 시총 미달인데 거래는 딴판…법원 제동에 엇갈린 운명


이 같은 상황은 금융당국이 상폐 기준을 앞당겨 강화한 뒤 법원이 일부 기업의 상폐 결정에 제동을 걸면서 발생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1일부터 강화된 상폐 기준을 시행했다. 시총 기준을 코스피 상장사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 200억원으로 상향해 일정 기간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을 퇴출 대상으로 삼았다. 당초 2027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시총 기준 상향 시점을 6개월 앞당긴 것이다. 장기간 시총이 작은 기업을 신속히 퇴출해 증시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제도 시행 석 달 만에 법적 분쟁이 불거지면서 퇴출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0월 2일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 결정의 효력정지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시총 기준 자체의 목적이나 수준이 부당하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대신 당초 2027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시총 기준 상향을 2026년 7월로 앞당긴 조치의 예측 가능성과 비례원칙 문제를 지적했다. 상폐 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진술·이의신청 등 절차적 참여권이 충분히 보장됐는지도 쟁점으로 다뤘다.


법원의 결정은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에 대한 개별 판단이었지만 거래소는 그 영향을 다른 시총 미달 관리종목으로 확대했다. 유사한 법적 분쟁 확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면서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반면 이미 상폐가 결정된 8개사에 대해서는 기존 거래정지를 유지했다.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아직 상폐가 결정되지 않은 기업의 퇴출 절차에는 제동을 걸면서도, 먼저 상폐 결정이 내려진 기업의 거래는 재개하지 않은 것이다.


관리종목 지정 단계와 상폐 결정 이후 단계는 절차상 지위가 다르다. 그러나 법원이 강화된 시총 기준의 적용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고 거래소 역시 이를 이유로 후속 절차를 일괄 유예했다면, 같은 기준으로 이미 상폐가 결정된 기업에 대해서도 거래정지를 유지하는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원에서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조차 거래정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상폐 결정의 효력이 정지됐는데도 주식 거래는 재개되지 않으면서, 법적 분쟁에 따른 절차 유예가 투자자의 거래 기회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거래소가 법적 분쟁 확산을 우려해 상폐 절차를 멈춰 세우면서도 기업별 거래 가능 여부에는 서로 다른 조치를 적용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같은 시총 미달 사유로 상폐 위기에 놓였더라도 어느 시점에 상폐 절차가 진행됐느냐에 따라 주식 처분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동전주도 법정 다툼에 '스톱'…상폐 시계 제각각


시총 미달 기업에서 시작된 상폐 절차 혼선은 주가 미달 기업으로도 번졌다. 이번에는 일부 상장사가 제기한 법적 분쟁으로 다른 기업의 정리매매까지 일괄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거래소는 지난 22일 티케이지애강·뉴인텍·형지글로벌·바른손이앤에이·아이스크림에듀 등 코스닥 상장사 5곳에 대해 주가 미달을 이유로 상폐를 결정했다. 지난 7월 강화된 상폐 규정이 시행된 이후 해당 기준으로 상폐 사유가 발생한 첫 사례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상폐 사유가 발생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들 5개사는 지난 8월 13일 주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후 10월 22일까지 46거래일이 경과하면서 남은 기간에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거래소는 90거래일의 전체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5개사에 대한 상폐를 결정했다.


그러나 상폐 결정 하루 만에 법적 분쟁이 불거졌다. 뉴인텍과 형지글로벌이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에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거래소는 가처분을 내지 않은 나머지 3개사를 포함한 5개사 전체의 정리매매 절차를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일괄 보류하기로 했다. 상폐 결정과 거래정지는 유지하되 정리매매만 멈춰 세운 것이다.


시총 미달 기업에 이어 주가 미달 기업까지 법적 분쟁으로 퇴출 절차가 중단되면서 금융당국의 신속한 부실기업 정리 구상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가처분 신청이 다른 기업의 정리매매 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상폐 절차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고 있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겠다며 강화한 상폐 기준이 법적 분쟁에 부딪히면서 오히려 퇴출 절차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시총 미달 기업은 상폐 결정 시점에 따라 거래 가능 여부가 갈리고, 동전주 기업은 일부 상장사의 가처분 신청으로 정리매매까지 일괄 중단됐다. 상폐 기준 강화에 속도를 냈던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법적 분쟁 이후의 처리 원칙과 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당국 스탠스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다”며 “시장을 정돈하겠다며 내놓은 정책이 최소한의 법적 안정성조차 갖추지 못해 시장 불확실성과 투자자 혼선만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가총액 미달인데 왜 어떤 기업은 거래가 되고 어떤 기업은 거래가 안 되는 거야?
상장폐지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요.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의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한 경우 주식 거래를 이어갈 수 있어요. 반면, 이미 상폐가 결정된 주연테크, SHD, 신라에스지, 골드앤에스, 케이엠제약, 핀텔, 세진티에스, 에이에프더블류 등 8개사는 거래정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왜 발생하게 된 거야?
금융당국이 상폐 기준을 강화한 뒤 법원이 일부 기업의 상폐 결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에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1일부터 코스피 상장사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 200억원으로 시총 기준을 상향해 강화된 기준을 시행했어요.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10월 2일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의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거래소가 유사한 법적 분쟁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하기로 결정했어요.
주가 미달로 상폐 위기에 처한 기업들도 문제가 있다는데, 어떤 내용이야?
일부 기업의 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정리매매까지 일괄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티케이지애강, 뉴인텍, 형지글로벌, 바른손이앤에이, 아이스크림에듀 등 코스닥 5개사가 주가 미달로 상폐 결정이 내려졌는데, 뉴인텍과 형지글로벌이 지난 23일 가처분 신청을 하자 거래소가 이들 5개사 전체의 정리매매 절차를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어요.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어?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요. 한 상장사 관계자는 “당국 스탠스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다”며 “시장을 정돈하겠다며 내놓은 정책이 최소한의 법적 안정성조차 갖추지 못해 시장 불확실성과 투자자 혼선만 더 키우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AI를 이용해 기사 본문을 질문·응답 구조로 재편성했습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