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영훈 기자] 운전습관과 사고 이력에 더해 고객의 질환·치료 이력까지 자동차보험료 할인 기준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등장했다. 삼성화재가 우울증·치매·녹내장 등 질환별 병원 방문 횟수와 치료비 정보를 분석해 사고 위험이 낮은 고객에게 더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기술을 특허로 출원했다. 우량고객을 선별해 보험료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지만, 질환·치료 이력에 따라 할인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28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건강 상태 기반 자동차 보험료 산출 방법, 컴퓨터 프로그램 및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고, 현재 공개 단계다.
핵심은 건강보험·실손보험 관련 정보와 자동차 사고 이력을 연계해 고객별 사고 위험을 평가하는 데 있다. 동일 고객의 질환·치료 이력과 자동차 사고 이력을 함께 분석해 건강상태와 사고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이를 보험료 할인율 산정에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특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동차보험의 위험 평가에 활용하는 건강정보의 범위다. 주요 분석 항목은 질환별 병원 방문 횟수를 집계한 ‘내원수’다. 특허 문서는 정신장애 질환 관련 항목으로 우울증·조현병·치매·알츠하이머 등을 제시했다. 신경계·안구·근골격계 질환에 따른 내원수도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안구 질환에는 녹내장, 근골격계 질환에는 관절병·류마티스 등을 예시로 들었다.
질환별 진료 이력뿐 아니라 어떤 치료를 얼마나 받았는지도 분석한다. 입원료와 투약조제료, 초음파·CT·MRI 비용, 방사선치료비 등을 지불한 방문 횟수가 해당한다. 정신질환 치료비를 지불한 방문 횟수인 ‘정신요법료 내원수’도 포함됐다. 이들 치료비 항목별 내원수는 자동차 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부담할 평균손해액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이 밖에 입원일수와 고객이 수령한 보험금, 보유한 건강보험 계약 개수와 경과 기간 등도 활용 가능한 정보로 제시했다. 데이터 출처로는 고객의 건강보험 관련 정보 또는 신용정보원 정보를 적시했다. 특허 문서는 신용정보원 정보에 대해 “고객의 사고 이력 정보 또는 의료비 정보 중 적어도 하나를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집·분석한 건강정보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과 사고 발생 시 예상되는 손해 규모를 각각 평가하는 데 쓰인다. 건강정보를 바탕으로 사고발생확률과 사고발생 시 평균손해액을 별도로 예측하는 모형을 두고, 두 결과를 보험료 계산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예측 결과에 따라 고객 등급과 할인율을 정한다. 특허에는 사고발생확률을 기준으로 고객을 10개 등급으로 나누는 예시가 담겼다. 사고발생확률과 평균손해액 등 위험 평가 결과가 양호한 고객군을 우량 그룹으로 분류해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특허에 제시된 할인율 예시를 보면 두 가지 위험 평가에서 모두 우량 그룹에 속한 고객에게는 7%를 할인한다. 사고발생확률 기준에서만 우량하면 4%, 평균손해액 기준에서만 우량하면 2%를 할인한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면 할인율은 0%다. 이는 특허에 담긴 기술 구현 예시로, 실제 출시 상품에 적용할 할인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특허는 자동차보험의 위험 평가 범위를 운전행태에서 건강상태까지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기존 할인 특약과 차이가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네이버지도 안전운전점수를 활용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특약이 운전자의 실제 운전습관을 평가한다면 이번 특허는 질환·치료 이력까지 분석해 고객별 사고 위험을 구분한다.
삼성화재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한 배경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관리와 우량고객 확보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건강정보와 사고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보험금 지급 위험이 낮은 고객을 선별하고, 이들에게 할인 혜택을 집중해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험료를 할인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낮은 고객을 확보하면 보험사의 수익성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화재는 특허 설명에서 “보험사는 자동차 보험 가입자를 늘려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고, 고객은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험 담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반면 건강상태에 따라 할인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많은 고객은 상대적으로 할인 폭이 작아지거나 할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 치료 이력까지 분석 대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건강정보를 보험료 산정에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가 실제 상품화 과정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건강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실제 상품에 적용하려면 정보 수집·활용에 관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허 출원과 별개로 건강정보의 확보·활용 방식과 보험료 할인 기준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내부 분석에서 건강등급이 높은 고객군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게 나타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며 “실제 상품 출시 여부와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