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신한카드가 삼성카드에 내줬던 순이익 선두 자리를 되찾았지만 승부를 뒤집은 것은 본업보다 사옥 매각이었다. 삼성카드는 개인 신용판매에서 신한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지만 조달·대손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순이익 1위를 탈환하고, 삼성카드는 결제시장에서 추격 속도를 높이면서 양사의 선두 경쟁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7일 양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한 4858억원으로, 같은 기간 9.5% 감소한 삼성카드(4503억원)를 355억원 앞섰다. 삼성카드는 2024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에서 신한을 앞선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우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 들어 신한카드가 상반기 격차 571억원을 만회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순이익 순위가 뒤집힌 데는 신한카드의 사옥 매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는 3분기 기타 영업수익에 사옥 매각에 따른 세전 이익 1656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양사 누적 순이익 격차인 355억원의 4배를 웃도는 규모다. 본업인 신용카드 부문에서도 누적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순이익 선두는 탈환했지만 일회성 매각이익의 기여도가 큰 만큼 본업 수익성까지 삼성카드를 앞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제시장에서는 오히려 삼성카드의 추격이 거세졌다. 올해 3분기 누적 개인 신용판매액은 신한카드가 113조5698억원, 삼성카드가 112조3735억원으로 신한카드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404억원에 달했던 양사의 격차는 올해 1조1963억원으로 약 70% 줄었다. 개인 신용판매는 개인회원의 일시불·할부 결제액으로 고객 기반과 결제시장 지위를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카드의 추격에는 우량 제휴사 확대를 통한 회원 확보와 회원당 이용금액 증가가 작용했다. 삼성카드의 누적 개인 신용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9% 늘어 신한카드의 증가율인 약 5.1%를 웃돌았다. 상반기에 이어 삼성카드의 결제액 증가 속도가 신한카드를 앞서면서 결제시장 선두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신한카드는 순이익 1위를 되찾았지만 결제시장에서는 기존 우위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결제시장 추격을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용금액과 상품채권 잔액이 늘면서 수익은 증가했지만 차입금 규모가 커지고 조달금리도 상승하면서 금융비용이 늘었다. 외환·파생상품 평가손익을 상계한 기준으로 누적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반면 충당금적립전이익은 1조2020억원으로 0.7% 감소했다. 충당금적립전이익은 대손충당금을 반영하기 전 이익으로, 카드사가 신용위험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기 전 얼마나 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익이 늘었는데도 이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대손비용을 제외한 비용 부담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여기에 채무조정 증가 등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더해졌다. 삼성카드의 누적 이자비용은 5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대손비용은 5963억원으로 8.1% 늘었다. 이에 누적 영업이익은 6057억원으로 8.1% 감소했다. 결제 규모를 확대하며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좁혔지만 조달·대손비용 증가가 이익을 잠식한 셈이다. 신한카드가 사옥 매각이익으로 순이익을 끌어올린 것과 맞물리면서 삼성카드는 누적 순이익 선두 자리를 내줬다.
신한카드 역시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신용판매 취급이 늘면서 마케팅·프로세싱 비용이 증가했고 조달금리 상승으로 지급이자 부담도 확대됐다. 누적 지급이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 판매관리비는 2.5%,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0.0% 늘었다. 신용카드 부문 수익이 증가했지만 비용도 함께 불어난 것이다. 이번에는 사옥 매각이익이 전체 순이익 증가를 뒷받침했으나, 향후 일회성 이익 없이도 늘어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양사는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결제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4분기에도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자산건전성 관리와 우량회원 중심의 자산 성장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결제 규모 확대와 함께 자산의 질을 관리하면서 이익 감소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결제 기반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병행하고 있다. 청년·외국인·시니어 고객 유치와 법인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한편 조달 원천 다변화와 만기구조 개선을 통해 조달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과 비용구조 효율화를 통해 수익 창출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사옥 매각이익 없이도 순이익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가, 삼성카드는 결제시장 추격을 수익성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사의 선두 경쟁은 결국 외형 확대를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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