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오뚜기가 올해 안양공장 투자 규모를 늘린데 이어 유가공업체 인수와 수출 전용 라면공장 건설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재무적 부담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 2026년 상반기 순차입금은 1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잉여현금흐름(FCF)은 2개 반기 연속 적자를 냈다. 투자 집행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본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뚜기는 전통적으로 부채비율이 낮고 현금성자산을 쌓아두는 보수적 재무·투자 기조를 유지해온 곳으로 꼽혔다. 실제로 연결 부채비율은 2020년 62.2%에서 2021년 69.4%로 오른 뒤 2022년 설비투자 확대로 83.3%까지 치솟았지만 2023년 69.4%·2024년 64.9%·2025년 65.3%로 3년 연속 낮아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도 2020년 857억원에서 2025년 4127억원까지 5년 연속 불어났다.
이런 흐름이 2026년 상반기 들어 뒤집혔다.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은 4327억원으로 전년동기 2241억원 대비 93.1%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64.9%에서 69.8%로, 2022년 이후 이어진 안정화 흐름을 거스르며 다시 올라섰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는 0.6배에서 1.1배로 뛰었다. 반대로 현금성자산은 6454억원에서 5240억원으로 줄어 수년간 이어진 증가세가 꺾였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자본적 지출(CAPEX)은 약 1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737억원보다 116.0% 늘었다. 공장 등 유형자산 투자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559억원으로 전년동기(-479억원)에 이어 2개 반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오뚜기 주요 재무지표
단위 : 억원, 출처 : 금융감독원전자공시
| 2023/12 | 2024/12 | 2025/12 | 2025/06 | 2026/06 | |
| 순차입금 | 2,676 | 1,703 | 4,171 | 2,241 | 4,327 |
| 자본적지출 | 1,291 | 1,877 | 1,852 | 737 | 1,591 |
| 잉여현금흐름(FCF) | 2,692 | 1,613 | 192 | -479 | -559 |
| 부채비율(%) | 69.4 | 64.9 | 65.3 | 64.9 | 69.8 |
| 순차입금/EBITDA(배) | 0.6 | 0.4 | 1.1 | 0.6 | 1.1 |
이처럼 재무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도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오뚜기는 2023년 12월 결정했던 안양공장 신축 투자규모를 올해 2월 1570억원에서 1970억원으로 400억원 늘렸다. 증가 폭은 25.5%이며 준공 예정일도 2027년 1월에서 4월로 3개월 늦췄다. 이 외에도 같은 달 유가공업체 삼익유가공 지분 100%를 27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7월 경상북도·구미시와 2000억원 규모의 수출 전용 라면공장 투자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구미 공장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기존 투자계획을 변경한 안양공장 증액을 빼고 신규 투자 결정만 따로 봐도 삼익유가공 인수에 이은 올해 들어 두 번째 투자다.
구미 신공장이 수출전용 라면공장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11%정도로 여전히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K-푸드 수출 훈풍 속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오뚜기가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려는 전략과 투자 확대 흐름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잇단 투자결정과 그에 따른 자금소요 영향으로 순차입금과 CAPEX가 동시에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양공장(2027년 4월 준공 예정)과 구미공장(2029년 준공 예정)의 완공 시점이 겹치는 구간에는 차입 부담이 한 번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투자 집행이 예정된 만큼 차입 부담이 더 불어나기 전에 안정적인 유동성을 뒷받침할 실적 개선이 뒤따라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보수적 재무기조에서 투자 확대 흐름으로 돌아서며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잇단 투자결정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재무부담만 가중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각 로컬에 적합한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공장 신규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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