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변화를 선택했다. 외식·골프·드라마 등 비음악 사업을 정리하고 음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그러나 사업을 덜어낸 자리에 투자조합이 늘었고, 풍부한 금융자산에도 아티스트 활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여전하다. 블랙핑크의 그룹 계약 유지와 신인 육성,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자본배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YG엔터의 사업구조와 재무, 아티스트 IP, 경영 의사결정과 기업가치를 분석하고 성장 전략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가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접고 음악사업에 집중했지만 본사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74억원 늘었다. 광고선전비와 판매대행료 증가액만 약 49억원에 달한다.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비용 부담률은 낮아졌지만 신인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동시 데뷔를 앞두고 비용 확대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비음악 사업을 덜어낸 YG엔터가 음악사업 확장 과정에서도 비용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배우 25명 명단서 빠져…본사 판관비는 74억 증가
28일 YG엔터의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회사의 공시상 아티스트 명단에는 가수 7개 팀·개인과 배우 25명이 기재됐다. 그러나 지난해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종료하면서 배우 명단이 삭제됐다. 올해 상반기 가수 명단에는 블랙핑크와 베이비몬스터, 트레저, 위너, 은지원 등 5개 팀·개인이 등록됐다.
사업 영역은 축소됐지만 본사 비용은 줄지 않았다. YG엔터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판매관리비는 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419억원 대비 1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25억원에서 1705억원으로 66.4%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은 40.9%에서 28.9%로 12.0%포인트 하락했다.
비용 증가가 두드러진 항목은 광고와 판매대행이다.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상반기 14억원에서 올해 41억원으로 약 27억원 늘었고 판매대행료도 18억원에서 40억원으로 약 22억원 증가했다. 두 항목의 증가액만 약 49억원으로 전체 판관비 증가액 74억원의 66%를 차지했다. 배우사업 철수 이후에도 음악사업의 판매·마케팅 관련 비용이 본사 판관비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비용 총액은 늘었지만 매출 확대가 이를 웃돌면서 수익성은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판관비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밑돌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비용 효율성 개선을 배우사업 철수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사업 정리로 줄어든 비용과 음악사업 확대에 따라 새로 발생한 비용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YG엔터 관계자는 "세부 채용과 외주 활용 계획, 관련 예산은 내부 경영정보"라며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정리에 따른 비용 영향과 예산 재배분 여부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배우사업을 덜어낸 효과가 비용 절감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증가가 판관비 확대를 흡수했지만, 앞으로도 같은 비용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인 2팀 동시 준비…음악사업으로 투자 집중
YG엔터는 배우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음악 아티스트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는 최근 YG 공식 블로그를 통해 5인조 보이그룹과 4인조 걸그룹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두 팀 모두 연말까지 데모곡 녹음을 진행하고 타이틀곡이 결정되는 대로 구체적인 데뷔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두 팀이 데뷔하면 YG엔터의 음악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는 확대된다. 블랙핑크와 트레저, 베이비몬스터 등 기존 아티스트의 활동을 유지하면서 신규 음악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두 신인이 시장에 안착하고 활동 주기가 기존 아티스트와 분산될 경우 특정 아티스트의 투어 일정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신규 IP 확보에는 선행 투자 부담이 따른다. 연습생 교육과 음원 제작, 뮤직비디오 촬영, 데뷔 마케팅 등에 자금이 투입되지만 흥행 성과와 투자 회수 시점은 불확실하다. 기존 아티스트의 활동 확대에 신인 두 팀의 제작 일정까지 겹치면서 음악사업에 투입되는 비용 규모와 집행 시점을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신인 투자비가 모두 판관비로 반영되는 것도 아니다. 광고·홍보비처럼 발생 시 비용으로 처리하는 지출이 있는 반면, 음반 제작과 관련된 일부 지출은 성격과 회계상 인식 요건에 따라 재고자산 등으로 계상될 수 있다. 비용으로 처리되더라도 매출원가와 판관비 중 어디에 반영되는지는 지출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YG엔터는 신인별 누적 제작·육성비와 향후 투자 예산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배우사업 종료로 확보한 인력과 예산이 신인 제작에 얼마나 재배분됐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기존 판관비 증가액만으로 신인 투자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데다, 앞으로 발생할 제작·마케팅 비용이 손익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계약금 상각에 신인 투자까지…비용 관리 시험대
신인 육성에 필요한 투자와 별개로 기존 아티스트 계약에 따른 회계상 비용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YG엔터는 2023년 약 412억원의 전속계약금을 취득했다. 이후 2024년과 지난해 각각 약 135억원의 상각비를 인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남은 전속계약금 장부가액은 약 87억원이다.
전속계약금은 지급 시점에 현금이 유출되지만 계약기간에 걸쳐 상각비로 손익에 반영된다. 따라서 연간 상각비 135억원을 해당 연도의 신규 현금 지출로 볼 수는 없다. 이미 지급한 계약금이라도 상각 기간에는 회계상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구조다. 관련 계약금의 아티스트별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YG엔터 측은 "신인 제작과 육성은 음악사업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라며 "비용 처리 또는 자산 계상 여부는 지출 항목별 성격과 회계기준상 인식 요건에 따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속계약금 상각은 향후 데뷔할 신인 두 팀의 제작·육성비와는 구분된다.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상각 부담을 안고 신규 아티스트 확보를 위한 투자까지 진행해야 하는 만큼,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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