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손주에게 살아서는 교육자금을 보태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10년간 성장자금을 남길 수 있다면 어떨까. 교보생명의 '교보손주사랑포에버종신보험'은 조부모의 이런 바람을 보험상품으로 구현했다. 생전에는 사망보험금 일부를 교육자금으로 활용하고, 사후에는 손주에게 매년 일정한 자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손주의 미래를 장기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조부모가 감당해야 할 보험료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가입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만큼 손주에게 남길 보장금액뿐 아니라 총 납입보험료까지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교육자금 활용에 따른 사망보장 감소와 보험금 수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도 가입 전 살펴봐야 할 부분이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4월부터 교보손주사랑포에버종신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2013년 선보인 '손주사랑보험'의 기획 취지를 살리면서도 활용 범위를 넓힌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조부모가 사망한 다음 손주에게 매년 생일축하금을 주는 구조였다면, 신상품은 생전에도 사망보험금 일부를 교육자금으로 돌려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품 특성상 전체 가입 연령은 40~75세로 높은 편이다. 납입 기간은 3년·5년·7년·10년·12년·15년·20년 등 7가지로 나뉜다. 가입 나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납입 기간이 달라지며, 늦어도 80세까지 보험료 납입을 마치도록 설계됐다.
보험 가입금액은 500만~1억원이다. 계약 후 10년이 지나고 보험료 납입까지 마치면 사망보험금이 매년 가입금액의 5%씩 10년간 증가하는 체증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체증이 모두 이뤄지면 사망보험금은 최초 가입금액의 150%까지 늘어난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가입금액 1억원, 20년납 조건으로 가입했다면 보험료 납입을 마친 이후 사망보험금이 단계적으로 증가해 최대 1억5000만원이 된다. 이때 가입자가 사망하고 손주가 보험금을 손주사랑자금으로 수령한다면 1억5000만원을 기준으로 매년 1500만원씩 10년간 지급받는 구조다. 손주가 성장하는 동안 일정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후에만 자금을 남기는 일반적인 종신보험과 달리 조부모가 살아 있을 때도 손주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상품의 또 다른 차별점이다. 가입자는 사망보험금 일부를 줄이는 대신, 감액한 부분에 해당하는 해약환급금을 받아 손주의 학비 등 교육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교육자금 활용은 계약 후 10년이 지나고 보험료 납입을 마친 경우 가능하다. 가입금액의 90% 이내에서 감액할 금액을 정하고, 해당 부분의 해약환급금을 2~20회에 걸쳐 지급받는 방식이다. 약관에도 가입금액을 줄인 부분은 해지된 것으로 간주하고, 이 금액만큼을 해약환급금으로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별도의 교육자금이 추가로 지급되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사망보장 일부를 미리 활용하는 방식이다. 생전에 교육자금으로 활용한 만큼 사후 손주에게 남길 사망보험금도 줄어들 수 있어 자금 활용 시점과 규모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입자 자신의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상품을 '가족사랑연금형'으로 전환하면 조부모가 생전에 종신연금을 수령하고, 사후에는 손주 등 지정된 수익자가 20년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사망보험금 중심의 보장을 생전 노후소득과 사후 가족 지원으로 바꿔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후 연금 지급률은 100%·200%·300%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만약 200%라면 조부모가 살아생전 수령하던 연금의 2배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지급률이 높아질수록 조부모에게 돌아가는 연금 수령액은 줄어들게 된다. 손주에게 더 많은 연금을 남길지, 자신의 노후소득을 더 확보할지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생전 교육자금부터 사후 성장자금, 노후 연금까지 활용 범위는 넓지만 실제 가입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보험료였다. 회사가 제시한 가입 예시에 따르면 가입금액 1억원, 20년 납입 조건에서 40세 남성은 월 44만5000원, 여성은 42만5000원을 내야 한다. 국내 40대 월평균 소득 469만원에 비춰보면 남성 가입자는 매월 소득의 약 9.5%를 보험료로 지출하는 셈이다.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매달 내는 보험료보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납입 기간 전체에 걸쳐 부담해야 할 금액이다. 40세 남성이 월 44만5000원을 20년간 납입하면 총 보험료는 1억680만원에 달한다. 최초 가입금액인 1억원보다 680만원 많다. 사망보험금이 체증을 거쳐 최대 1억5000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그만큼의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가입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진다. 회사가 제시한 60세 남성 가입 사례의 총 납입보험료는 1억2888만원으로, 기본 사망보험금 1억원을 웃돈다. 다만 가입 연령에 따라 선택 가능한 납입 기간이 달라지는 만큼 단순히 납입총액만 비교하기보다 실제 납입 조건과 사망보험금 체증 효과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주에게 남길 자금의 규모와 이를 마련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종신보험은 장기 유지를 전제로 설계된 상품인 만큼 납입 도중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이 그동안 낸 보험료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손주를 위한 장기적인 자금 마련이라는 취지를 살리려면 보험료를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보험료 못지않게 따져봐야 할 부분은 세금이다. 손주에게 자금을 남기는 상품이라는 특성상 사망보험금이나 교육자금 수령 과정에서 상속세 또는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보험사 상담원에게 문의하니 사망보험금 지급 시 세금을 공제하지는 않지만, 상속세나 증여세 부과 여부는 국세청 등에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해서 세금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자처럼 종신형 보험 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가입자라면 보험금 수령에 따른 세금 문제까지 사전에 챙기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조부모가 보험료를 부담한 사망보험금은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손주가 보험금을 받는 경우에는 세대생략 할증과세도 검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녀 세대를 건너뛰어 손주에게 재산을 이전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에 30%가 할증되며, 일정 요건에서는 40%가 적용될 수 있다. 실제 과세 여부와 세액은 보험료 부담자, 수익자, 다른 상속재산 및 공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생전에 교육자금 등을 손주에게 건네는 경우에도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때 적용되는 일반적인 증여재산공제 한도는 10년간 성년 5000만원, 미성년자 2000만원이다. 부모와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증여를 합산해 적용하는 만큼 기존 증여 내역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손주사랑포에버종신보험은 조부모의 종신 사망보장과 손주의 미래자금 준비를 결합한 상품"이라며 "조부모 생존 중에도 교육·독립자금으로 활용 가능한 것은 물론, 사후에는 사망보험금이나 연금 형태로 손주에게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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