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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발표 없이 프로젝트부터 정리…넥슨, 인력 재편 속도
이태민 기자
2026-10-23 11:00:00
신작 4개 개발 중단·기존작 조직 재편…전환배치 원칙에도 고용 불안
이 기사는 2026-10-22 14:10:3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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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발 프로젝트 중단 및 관련 조직 통합·축소를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사진=챗GPT)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의 구조조정은 감원 발표 대신 프로젝트 중단으로 시작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접고 기존 게임 조직까지 재편하면서 사실상 '조용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회사는 인위적인 해고 없이 그룹 내 전환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직원들이 새로운 보직을 찾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고용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하반기 들어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중단과 조직 축소, 인력 전환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희망퇴직이나 대규모 감원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블록체인을 비롯한 일부 신사업과 모바일게임 사업 조직 일부, 일정한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정리 대상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넥슨은 올해 들어 ▲프로젝트 EL(넥슨코리아) ▲프로젝트 DM(네오플) ▲듀랑고 월드(넥슨게임즈) ▲프로젝트 에버렛(버튼스) 등 4개 신작 프로젝트의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개발 단계에서 투입한 비용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업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자회사 버튼스는 실적 부진과 자본잠식 끝에 설립 2년 만에 폐업 수순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다른 계열사로 전환배치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중단이 단순한 개발 계획 변경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고용 종료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익성 중심의 재편은 이미 출시된 게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4월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팀에 이어 7월에는 장수 온라인게임 '사이퍼즈' 개발팀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력 전환배치를 단행했다. 신작 개발 단계뿐 아니라 기존 서비스의 운영 조직까지 인력 효율화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넥슨이 활용하는 전환배치는 프로젝트 종료나 스튜디오 개편으로 기존 보직이 사라진 직원에게 다른 조직에서 새로운 직무를 찾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동할 조직의 사업 계획이 승인돼야 인력 정원(TO)이 확정되는 구조여서 전환배치 대상자가 모두 새로운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경력과 직무에 맞는 자리가 부족할 경우 배치가 지연되거나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같은 조직 재편은 넥슨이 앞서 공식화한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넥슨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CMB)'에서 포트폴리오 재점검과 비용 효율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투자수익률(ROI)을 기준으로 프로젝트 지속 여부를 판단하고,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지식재산(IP) 확장과 흥행 가능성이 높은 차기작 개발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당시 넥슨은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 "인위적인 해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프로젝트 중단과 조직 축소, 인력 재배치가 잇따르면서 인위적 감원 여부와 별개로 구조조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도 "'IP 성장 이니셔티브'에 따른 경영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체질 개선의 배경에는 주력 사업의 수익성 압박도 자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넥슨 한국 소재 법인의 매출과 부문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31.5% 감소했다. 매출 감소 폭보다 이익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컸다는 점에서 외형 축소와 함께 수익성 저하가 나타난 것이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모바일 매출도 3.5% 줄었으며, 한국 소재 법인의 모바일 매출 역시 7.6% 감소했다.


넥슨으로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개발비와 인력을 계속 투입하기보다 기존 흥행 IP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자원을 집중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특히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이후 프로젝트별 투자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평가가 한층 엄격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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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포트폴리오 재편 지도. (그래픽=챗GPT)

내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사업성이 불투명하거나 개발 진척이 지지부진한 프로젝트에 개발 인력을 계속 투입하기 어려운 만큼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프로젝트 정리가 반복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조직이 다음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넥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과 개발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가 강화되면서 조직 개편이 잦아지고 있다”며 “인력 재편의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어떤 프로젝트가 다음 정리 대상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속도만큼 남은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조직과 일자리가 확보되느냐다. 회사가 그룹사 내 전환배치를 원칙으로 내세우더라도 기존 직무나 경력에 맞는 자리가 없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합류하지 못하면 구성원이 회사를 떠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단위의 사업 구조조정이 실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지를 가르는 대목이다.


게임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까지 밝혀진 사례 외에도 일부 프로젝트가 추가 중단 혹은 개발 규모 축소를 검토 중인 단계로 전해진다”며 “내부에서는 프로젝트를 없애는 것 자체를 해당 구성원들에게 사실상 이탈을 압박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고용 불안을 키울 여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넥슨 관계자는 "프로젝트 및 내부 조직 구성·운영 현황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인력은 그룹사 내 전환배치를 방침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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