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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사망사고 겹악재…떠났던 '노무통' 다시 불렀다
신지하 기자
2026-10-22 07:00:00
최종석 전 CSO, 정책기획담당 부사장으로 복귀…원청 교섭 등 대응 모색
이 기사는 2026-10-20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택배차량.jpg
(제공=한진)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한진이 올봄 회사를 떠난 최종석 전 안전보안실장(CSO)을 반년 만에 부사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노란봉투법 시행과 사망사고 발생 등 노사·안전 분야 현안이 겹치면서 관련 전문가를 다시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노동자들이 속한 전국택배노동조합 한진본부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주요 택배사 소속 본부와 함께 이달 1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 참여, 원청 한진에 교섭을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7개월이 지났지만 원청 교섭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은 하청 노동자도 근로조건을 실질 지배하는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길을 열었다. 전국택배노조는 시행 당일 한진과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쿠팡 등 주요 택배사에 일제히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견례를 거쳐 교섭 방식을 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요구안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곳도 많다.


노조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 요구 공고와 교섭창구 단일화 등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린 데다, 택배사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원청 교섭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한선범 전국택배노조 정책국장은 "택배사들이 1번 타자가 되는 걸 싫어하는 분위기"라며 "먼저 했다가 괜히 욕먹기 싫은 마음이 교섭 진행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노동자대회에서 원청 교섭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진본부는 지난달 15일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제와 택배안전수수료 도입, 인수마감시간 단축, 부당한 사고 책임 전가 금지, 터미널 작업장 안전대책 수립 등을 담은 원청 교섭 5대 요구안을 공개했다. 주 5일제는 지난해 7월 한진택배대리점협회와 맺은 기본협약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과제다. 당시엔 주 7일 배송을 결정한 원청 한진 대신 대리점협회와 협상해야 했지만 이제는 한진에 직접 요구할 길이 열렸다.

노조 요구안은 한진 수익성에 적잖은 부담이다. 수입 보전을 전제로 한 주 5일제는 배송 단가 인상을, 택배안전수수료는 새로운 비용 지출을 뜻한다. 택배사업은 올해 상반기 20억원 적자를 내며 이미 고전하고 있다. 증권가도 한진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745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1년 전 추정치 148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한진 원청 교섭 5대 요구안 인포그래픽.png
원청 교섭 앞둔 한진과 택배노조. (그래픽=챗GPT)

교섭 부담에 수익성 압박까지 겹치자 한진은 노사관계 전문가를 다시 불러들이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한진은 지난달 30일 정책기획담당 부사장직을 새로 만들고 최종석 전 CSO를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시장 환경과 대외 정책 변화를 분석해 경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외 유관기관 네트워크 강화와 안전보건 체계 최적화, 상생 노사관계 구축도 최 부사장 몫이다.


최 부사장은 2021년 조현민 한진 사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사내에서 '노무통'으로 꼽힌다. 1970년생으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에서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합격 후 고용노동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실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주미대사관 고용노동관 등을 지냈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전문위원을 거쳐 한진에 합류한 뒤 CSO로 사내 안전보건 체계를 정비하고 정책기획담당을 겸임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일신상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업계는 한진이 최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인 배경으로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청 교섭과 현장 안전 관리를 함께 꼽는다. 노조 요구안에 작업장 안전 의제가 담긴 만큼 교섭 테이블에서도 두 문제를 떼어 놓기 어렵다. 여기에 최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 지 석 달 만에 물류 허브에서 사망사고까지 터지면서 노사와 안전 문제를 함께 다룰 인물이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한진은 지난 7월14일 '중대재해발생' 공시를 내고 "서울 송파구 장지동 동서울허브에서 조업사 직원 상품 이동 업무 수행 중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의식불명으로 응급 이송했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 해당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사건 후 석 달이 흘렀지만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는 경찰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는 노동부가 각각 들여다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관계된 사항들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진이 떠났던 최종석 전 CSO를 다시 부사장으로 불러들인 이유가 뭐야?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청 교섭 문제와 현장 안전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예요. 노조의 요구안에 작업장 안전 의제가 포함되어 있고, 최근 물류 허브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노사 및 안전 분야의 현안이 겹치면서 관련 전문가를 다시 중용한 것으로 풀이돼요.
택배노조가 한진에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뭐야?
주 5일제 도입과 안전 관련 비용 및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어요. 한진본부는 지난달 15일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제, 택배안전수수료 도입, 인수마감시간 단축, 부당한 사고 책임 전가 금지, 터미널 작업장 안전대책 수립을 담은 5대 요구안을 공개했어요.
한진의 현재 수익성이나 실적 전망은 어때?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크게 낮아진 상태예요. 택배사업은 올해 상반기에 20억원 적자를 냈어요. 또한 증권가에서는 한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1480억원→745억원으로 낮춰 잡고 있어요.
최근 발생한 사망사고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
지난 7월 14일 동서울허브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경찰과 노동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에요. 조업사 직원이 업무 수행 중 쓰러져 치료 중 사망한 사건으로,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어요. 노동부 관계자는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관계된 사항들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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