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해외송금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코스닥 상장사 ‘한패스’가 정작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고객 기반 확대에도 외화거래수익이 감소하고 외환차손과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송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한패스는 최근 가입자 약 1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 55만명을 확보했다. 해외송금 시장 점유율도 회사 추산 22% 수준까지 높아졌다. 2017년 설립된 한패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송금과 월렛·선불카드·대출 중개 등 금융·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그러나 고객 기반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한패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약 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45억원 흑자에서 3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던 한패스가 상장 첫해부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셈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화거래수익 감소와 외환차손 증가가 꼽힌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패스의 상반기 연결 송금수수료수익은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기타수수료수익은 55억원에서 66억원으로, 카드수수료수익은 6억원에서 7억원으로 늘었다. 송금과 연계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수익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화거래수익은 156억원에서 119억원으로 23.7% 감소했다. 외화거래수익은 송금수수료와 별도로 환전 과정의 외화 마진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외화거래수익 감소분 37억원이 다른 수수료수익의 증가분을 웃돌면서 전체 영업수익도 뒷걸음질 쳤다. 고객 확대에도 핵심 수익원인 외화거래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든 셈이다.
외환차손 증가도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한패스의 상반기 외환차손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45억원보다 24억원 늘었다. 외환차손은 외화 거래를 결제·정산하는 과정에서 환율 차이로 발생하는 손실이다. 한패스는 해외 파트너사에 송금용 자금을 미리 예치하는 구조여서 외화 확보와 정산 사이의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외화거래수익 감소분 37억원과 외환차손 증가분 24억원을 합산하면 6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손익 악화분 84억원의 7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화거래 관련 수익성 저하가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송금수수료수익이 늘었음에도 외화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 감소와 손실 확대를 만회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익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고객 확보와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졌다. 상반기 연결 기준 급여는 전년 동기 79억원에서 94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광고선전비는 15억원에서 25억원으로 늘었으며, 영업수익 대비 비중도 4.6%에서 8.1%로 높아졌다. 영업수익이 감소하는 동안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사가 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수익 100원을 올리는 데 약 86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올해는 112원이 들어갔다. 전체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반면 영업수익은 감소하면서 비용이 수익을 웃도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한패스가 추진하는 고객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패스는 송금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월렛·선불카드·대출 중개 등 다른 서비스로 연결하고 반복 이용을 유도해 수익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가격 혜택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한 뒤 플랫폼 내 다른 서비스 이용으로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패스는 무료송금 쿠폰을 고객 유지와 이용 활성화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용이 뜸해진 고객이나 가입 후 거래하지 않은 고객에게 맞춤형 리워드와 쿠폰을 지급해 재이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비용성 리워드 비중을 줄이고 고객의 자발적인 이용을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문제는 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송금수수료와 기타수수료수익은 증가했지만 외화거래수익 감소를 메우지 못했고, 인건비와 광고선전비 부담까지 확대됐다. 가입자와 시장점유율 확대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실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재무구조를 정비한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패스는 상반기 주식발행초과금 300억원을 활용해 과거 결손금을 보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구조 개선과 별개로 영업을 통한 이익 창출 능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한패스에 외화거래 손익 변동과 향후 수익성 개선 계획에 대한 질의서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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