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후공정 장비업계에서 생산 확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예정됐던 추가 장비 물량도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HBM4 패키징 기술에서 앞서 있는 만큼 일부 장비 투자 일정의 변화만으로 양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장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의 HBM4 관련 일부 후공정 장비업체에서 투자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올해 하반기 예정됐던 일부 장비 물량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데다 후속 발주 계획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올해 투입할 예정이었던 일부 장비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분위기"라며 "이미 납품한 장비에서도 풀가동 여부를 확인할 만한 데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HBM4 관련 투자 계획 역시 일부 협력사에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내년도 투자 계획 역시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HBM4 관련 장비 발주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추가 투자와 관련한 움직임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급하게 진행한다면 관련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SK하이닉스가 HBM4 관련 투자를 줄이거나 늘리겠다는 뚜렷한 신호가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4 후공정에서 일부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까지 장비 투자 일정과 제품 품질 문제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향 HBM4 품질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주요 고객사향 HBM4 품질 이슈로 사업 성과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고 밝혔다. 이어 "후공정 단에서 문제가 일부 발생했을 수 있으나 해결 불가능한 리스크라 보기 어렵다"며 "불량에 따른 배상금을 논할 단계도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HBM4 투자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최근 범용 D램 업황과 연결해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HBM 투자 일부를 일반 메모리 투자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하반기 HBM 관련 투자를 다소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대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범용 D램 쪽으로 투자 일부를 대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구축 중인 Y1 팹의 첫 번째 클린룸에 D램 생산설비를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초기 생산라인에 6세대 10나노급(1c) 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새롭게 확보하는 생산능력은 우선 범용 D램에 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1c D램 생산을 시작하더라도 초기에는 해당 생산능력이 HBM용으로 할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후공정 장비업체에서 나타난 투자 일정 변화만으로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HBM4 16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고적층 패키징 기술 개발에 앞서 있는 만큼 투자 시점과 제품 경쟁력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4 16단 샘플을 공급하는 등 패키징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도 투자 계획이 아직 공유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양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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