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주)한진의 주력 사업인 택배부문이 3개 분기째 영업이익률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택배사 간 경쟁 격화에 따른 단가 하락에 신규 풀필먼트 운영 비용까지 겹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 택배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60억원에서 4분기 4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24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2분기 영업이익도 4억원에 그쳤다. 2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49억원)보다 91.4%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2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4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익률은 바닥을 맴돌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8%였던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4분기 0.1%로 내려앉은 뒤 올해 1분기 -0.7%, 2분기 0.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0.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분기마다 3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정작 손에 쥔 이익은 수억원에 불과하거나 오히려 손실을 낸 셈이다.
매출도 뒷걸음질 쳤다. 올해 1분기 택배 매출은 3284억원, 2분기는 3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 0.7% 줄었다. 지난해 분기마다 소폭이나마 늘던 흐름이 올해 들어 꺾였다.
지난해 한진 전체 매출에서 택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별도기준 56.5%에 이른다. 2023년 57.6%에서 2024년 56.8%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주력 분야다. 하지만 이익 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반대다. 올해 상반기 물류부문이 481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는 사이 택배부문은 오히려 20억원 손실을 냈다.
한진이 택배 사업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택배사 간 경쟁에 따른 단가 하락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주7일 배송과 야간·새벽 배송이 사실상 기본 옵션이 되면서 가격을 낮춰 물량을 확보하려는 출혈 경쟁이 고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통합물류협회(KIL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64억1000만개로 전년보다 7.8% 늘었다. 반면 올해 택배 단가는 지난해보다 3%가량 하락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신규 풀필먼트 사업 비용도 부담을 더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택배부문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11번가 운영권 인수에 따른 풀필먼트 초기 안정화 비용과 지난해 일회성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를 꼽았다.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도 여전하다. 올해 상반기 택배부문 감가상각비 등은 400억원으로 매출의 6%에 이른다.
한진은 이달 12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8898억원,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3%, 5.8%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2조5329억원, 영업이익 823억원으로 매출은 1년 전보다 1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5% 줄었다.
회사 측은 우선 매출 증가를 두고 "택배, 항만하역, 글로벌 사업 등 전 사업군에서 고른 성장세를 유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인천항과 평택항 중심 하역 물동량 증가와 미주, 홍콩, 베트남 등 해외법인 호조를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매출 성장 요인에 이름을 올린 택배부문 수익성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진 관계자는 "택배 물량은 느는데 최근 단가 경쟁이 있다 보니 단가가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사 간 경쟁구도에서 우리만 단가를 올리면 물량이 유실될 수 있다"며 "당분간 단가는 그대로 두고 내부적으로 터미널 효율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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