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엔비디아를 25% 비중으로 묶어두는 고정형 ETF 시장이 하나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 2파전으로 확대된다. 엔비디아 25% 고정을 내세우는 부분은 같지만 나머지 75%를 채우는 방식에서 차별점이 존재한다. KB자산운용이 미국 대표 기술주로 엔비디아 쏠림을 희석했다면 하나자산운용은 엔비디아 생태계에 속한 대형 반도체주로 바구니를 채워 AI반도체에 집중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오는 20일 ‘1Q 엔비디아고정미국AI반도체'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NH투자증권이 산출하는 ‘iSelect 엔비디아고정미국AI반도체 지수'를 추종한다.
엔비디아에 25%를 고정 배분하고 나머지 75%는 자연어처리(NLP) 모델로 AI반도체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미국 상장 9개 종목에 투자한다. 나머지 종목은 유동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키워드 점수를 반영해 비중을 정하며 종목당 상한은 20%다. 매월 리밸런싱하고 총보수는 연 0.49%다.
엔비디아 고정 상품의 선발주자는 KB운용의 ‘RISE 엔비디아고정테크100’이다. 2025년 8월 상장한 이 상품은 엔비디아 25%에 ‘KEDI 미국테크100 지수' 75%를 더한 구조다. 테크100 안에 엔비디아가 다시 포함돼 실질 엔비디아 비중은 25%를 웃돌지만 나머지 바구니는 100여개 기술주로 분산돼 있다.
반면 하나운용 상품은 나머지 9종목을 고를 때 엔비디아를 제외해 비중을 정확히 25%로 묶는 대신 남은 75%를 전부 AI반도체로 채웠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솔루션본부장은 "이름은 같은 엔비디아 고정이지만 뒤에 담는 것이 다르다"며 "기존 미국 반도체 ETF와 종목은 비슷할 수 있지만 대형주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나 SMH 계열 ETF보다 엔비디아와 대형주 쏠림을 의도적으로 키웠다는 얘기다.
최근 고정 포맷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데는 KB운용의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가 계기가 됐다. 지난 5월12일 상장한 이 상품은 상장 13영업일 만에 순자산 5000억원을 넘었고, 같은 기간 개인 누적 순매수가 5500억원을 웃돌았다. 다만 이후 현대차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상장 이후 -3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이 엔비디아를 축으로 택한 배경에는 AI는 결국 엔비디아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엔비디아는 칩만 파는 것이 아니라 자체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9월 28일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1500억달러를 추가해 총 승인 규모를 2350억달러로 늘렸으며, 추가분만으로도 애플이 2024년 5월 발표한 1100억달러를 넘어선다.
하나자산운용은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적인 대형주 반도체 투자 수요를 겨냥한다는 입장이다. 김 본부장은 "엔비디아와 TSMC 등 엔비디아 생태계에 들어가는 대형주 비중을 높게 가져간 만큼 마음 편하게 대형주 중심으로 미국 반도체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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