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광호 기자] 더코디의 자금조달 계획에 잇따라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던 범 LG가(家) 3세 구본호 회장 측은 3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대금을 납입하지 않았고,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7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일도 또다시 미뤘다. 300억원 규모 CB를 인수하기로 한 투자조합들도 납입하지 않으면서 CB 발행은 모두 철회됐다. 별도로 추진한 유증마저 대상자가 바뀌며 일정이 밀리는 등 로봇·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전환을 위한 자금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코디는 지난 6일 제10·11회차 CB 발행 결정을 철회했다. 제10회차는 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판토스코퍼레이션이 3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구 회장 측의 경영권 인수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판토스코퍼레이션은 더코디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7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증에 참여할 예정이다. 신주 221만9403주를 주당 3154원에 인수하는 방식이다. 납입이 완료되면 판토스코퍼레이션이 지분 약 3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해당 유증은 지난 3월 12일 처음 결의된 뒤 대상자와 납입일 변경으로 다섯 차례 이상 정정됐다. 판토스코퍼레이션으로 대상자가 바뀐 뒤에도 납입일은 9월22일에서 10월 7일로, 다시 10월28일로 미뤄졌다.
CB 발행에 참여하기로 했던 판토스코퍼레이션이 30억원을 납입하지 않은 데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70억원 유증까지 지연되면서 구 회장 측의 인수 절차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공시상 판토스코퍼레이션의 자본금은 1000만원이며, 최근 결산 재무정보는 기재되지 않았다. 납입이 완료될 때까지는 기존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 체제가 유지된다.
제11회차 CB 300억원은 골드마크조합과 호라이즌조합이 각각 150억원씩 인수할 예정이었다.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공시상 인수 대상 법인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발행이 무산되면서 관련 투자에 필요한 재원에도 공백이 생겼다. 판토스코퍼레이션이 참여하기로 한 제10회차 CB까지 철회되면서 당초 계획한 330억원 규모 자금조달이 모두 무산됐다.
별도로 추진한 유증도 지연됐다. 지난 8월 27일 결의된 15억원 규모 유증의 대상자는 당초 그레이록투자조합이었으나 파워엠엔터테인먼트로 바뀌었다. 납입일도 10월16일에서 11월17일로 변경됐다. 파워엠엔터테인먼트의 2025년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해 매출액은 1억원 미만, 당기순손실은 2억원이었다.
잇단 철회는 공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공시한 CB 발행 결정을 철회하면 공시번복에 해당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배구조 재편과 사업목적 확대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도 연기됐다. 더코디는 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다룰 임시주총을 당초 10월8일에서 10월27일로 변경했다. 유증 납입일(10월28일)보다 하루 앞선 일정이다. 구 회장 측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전에 이사회에 먼저 진입하는 구조인 만큼, 사내이사 선임 안건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임시주총에는 이사 보수한도 30억원 승인안도 포함됐다. 해당 안건은 지난 3월 31일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바 있다.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30억원으로, 지난해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총액 약 3억6500만원의 8배를 웃돈다. 정관 변경안에는 이사 수 상한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사업목적도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로봇·휴머노이드, 드론·무인이동체, 로봇 부품과 운영체제, 로봇 서비스형 사업(RaaS) 등을 새로 추가하는 안건이 올라왔다. AI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와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학습데이터 등 인공지능 관련 사업도 대거 포함됐다. 기존 전자부품 중심 사업에서 로봇·AI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신사업 추진 지속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실제 사업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딜사이트는 CB 발행 철회 경위와 향후 자금조달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더코디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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