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티빙이 국내 구독과 광고에 더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콘텐츠 해외 판매로 방향을 잡았다. 글로벌 대형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 전용 브랜드관을 여는 방식으로 해외 플랫폼의 이용자 기반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브랜드관을 통해서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급을 넘어 K-콘텐츠의 유통 창구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9일 CJ ENM에 따르면 티빙은 올해 들어 해외 채널로 콘텐츠 판매를 확대하며 그에 따른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 ENM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티빙의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놓고 가입자 순증, 광고 매출 성장과 함께 ‘브랜드관 등 해외판매 매출 호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티빙이 꾸준히 공을 들여온 해외 유통망 구축이 콘텐츠 노출 확대를 넘어 매출을 창출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티빙은 2025년부터 글로벌 OTT에 브랜드관 개설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디즈니 플러스에 ‘티빙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즈니 플러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로컬 OTT 브랜드관을 개설한 것은 티빙 컬렉션이 최초였다.
올해 1월부터는 HBO 맥스에 티빙 브랜드관을 공식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HBO 맥스 내 티빙 브랜드관은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17개 지역에서 콘텐츠를 공급한다.
글로벌 OTT 내 브랜드관 개설은 직접 앱을 출시해 가입자를 모으는 티빙의 기존 사업 방식과는 다르다. 현지 플랫폼이 확보한 고객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므로 직접 진출에 따른 서비스 운영과 가입자 모집 등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내 구독료와 광고로 거두던 콘텐츠 투자비의 회수 경로를 해외 판매로 넓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티빙은 콘텐츠의 제공 경로를 확대하는데 더해 공급하는 콘텐츠의 외연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MBC의 ‘판사 이한영’과 JTBC의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과 같은 외부 방송사 및 제작사의 작품도 글로벌 OTT 내 티빙 전용관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티빙의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 공급 목록을 채울 때보다 확보할 수 있는 작품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티빙 관계자는 외부 콘텐츠 공급과 관련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국내 제작사와 방송사의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글로벌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K-콘텐츠의 유통과 확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에서 선보인 오리지널 IP는 모회사인 CJ ENM의 해외 포맷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완성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브랜드관과 달리 포맷 수출은 프로그램의 구성과 제작 방식을 현지 작품으로 재구현하는 방식이다.
CJ ENM의 대표적 콘텐츠 포맷의 수출 사례는 ‘환승연애’다. 환승연애는 2021년 티빙을 통해 처음 공개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환승연애의 리메이크 작품인 ‘러브 트랜짓’이 세 시즌을 선보였고, 흥행에 힘입어 새로운 시리즈 ‘러브 트랜짓 35+’가 오는 22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최근 브라질에서도 리메이크 제작이 확정됐다.
CJ ENM은 새로운 지역으로 콘텐츠 수출 거점을 개척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7월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인도와 전략적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해 현지 구독형 OTT로 유통망 확대에 성공했다. 인도는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데다 OTT 시장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로부터 주요 전략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콘텐츠 수출 전략을 놓고 “일본, 동남아, 북미 등 기존 주력 시장을 대상으로는 볼륨딜 및 개별판매를 강화할 것”이라며 “인도, 중동, 남미 등 신규 로컬 시장에서는 파트너십 추가 발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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