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티빙이 올해 2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후속 부담에 재무적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3954만개 티빙 계정의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다만 이 발표에는 중복 계정도 포함된 만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가 최종적으로 적용할 산정 기준에 따라 티빙이 받을 재무적 타격의 강도 역시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대표는 13일 개보위를 대상으로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최 대표는 이날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묻는 질문을 받고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 재발 방지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꼭 책임지고 회사를 더 글로벌 보안 수준으로 거듭나도록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티빙은 이날부터 개인정보 유출 피해와 관련한 보상 신청도 다시 시작했다. 기존 신청 기간은 9월30일 종료됐으나 10월6일부터 10월30일까지 다시 진행되는 것이다. 추가 보상 신청자에게는 11월4일부터 순차적으로 해킹·피싱 안심보험, 티빙 포인트 등이 제공된다.
티빙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개보위의 조사를 받는 중인 만큼 정부의 태도 변화,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기관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재 수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지를 놓고 티빙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보위 조사에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는 유출된 항목, 회사의 안전조치 위반의 정도 등에 더해 계정 수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민관합동조사단이 9월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티빙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계정은 3954만개다. 활성화 계정 2206만개, 휴면·탈퇴 등 비활성 계정 1737만개, 테스트 계정 11만개를 합한 수치다.
다만 티빙의 경우 동일인이 여러 가입 경로를 통해 복수 계정을 보유할 수 있어 개인정보가 유출된 계정의 수는 실제 피해자 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연계정보(CI)를 보유한 1904만개 계정에서 약 580만개의 중복을 확인했지만 연계정보가 없는 2040만개 계정은 중복 여부를 가리지 못했다. 티빙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실제 피해자 수는 1953만명 안팎이다.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수를 1953만명가량으로 보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과징금을 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1953만명에 이르는 피해 규모는 쿠팡, 네이트, SK텔레콤에 이어 역대 네 번째 규모로 큰 피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출된 정보 역시 이름과 ID,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연계정보(CI) 등 주요 항목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티빙에 부과될 과징금의 규모를 놓고는 100억원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제재 수위를 높이려는 정부의 태도, 조사 결과 밝혀진 티빙의 개인정보 관리 부실 등을 고려하면 티빙에 법적 상한에 가까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을 위반한 기업에 부과되는 과징금의 상한은 매출의 3%까지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9월에 개정되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반복적 규정 위반, 1000만명 이상 피해 등 특정 요건에 해당하면 기준 매출의 10%를 상한으로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티빙의 2025년 매출은 4060억원으로 3%를 적용해도 122억원가량이다. 티빙이 올해 2분기에 2020년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처음으로 6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특히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를 향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과 정부 역시 산업계 전반에 걸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발하는데 발맞춰 제도 정비, 제재 등 대응 수위에 강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는 점은 개보위 제재 수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월16일 개보위 업무보고에서 “기업들로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돼도 적당히 때우는 것이 보안 비용보다 적으니 사실상 방치하다 대규모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제재금을 대규모로 대폭 올려서 개인정보 보호 비용을 훨씬 초과하게 만들어야 실제로 개인정보 보호 활동을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티빙으로서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보상 조치를 놓고 부정적 평가가 강하다는 점 역시 부담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티빙이 내놓은 고객 보상 방안을 놓고는 보험 가입과 같이 피해의 실질적 보상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 들어 있는 데다 고객의 별도 신청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놓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방위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10월2일 티빙에 피해보상을 신청한 가입자가 전달 30일 기준 275만명 수준으로 티빙이 추정한 피해자 수인 1953만명을 기준으로도 14.1%에 그쳤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내고도 짧은 신청 기간과 번거로운 절차, 피해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보상만 내놓은 것은 피해 회복이 아닌 생색내기 조치에 불과하다”며 “실제 보상을 받는 피해자는 많지 않은데 전체 피해자를 기준으로 보상 규모만 크게 내세우는 것이 향후 과징금 산정 등을 의식한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