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티빙(TVING)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과징금 처분을 앞두고 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정부의 규제 수위를 높이는 전례를 만들면서 티빙에도 100억원대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나아가 컬리, 배달의민족 등 국내 유통 플랫폼 전반에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개인정보 관리를 놓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구성한 민관합동조사단은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원인, 피해 범위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절차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티빙에 부과될 과징금의 규모를 놓고는 1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을 위반한 기업에 매출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올해 5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과징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매출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과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가운데 큰 금액이다.
티빙의 매출은 2023년 3264억원, 2024년 4355억원, 2025년 4060억원이다. 최근 3개 사업연도 매출 평균이 3893억원이므로 2025년 매출인 4060억원이 과징금 부과의 기준 매출이다. 티빙에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 상한은 4060억원의 3%인 121억8000만원 가량이다.
티빙에 1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되면 실적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티빙은 2026년 2분기에 영업이익 60억원을 내며 2020년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봤다.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에 따른 구독자 증가와 프로야구(KBO) 중계 등 효과로 실적의 방향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티빙으로서는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을 본 시점에서 과징금 부과가 자칫 찬물을 끼얹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장현경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도 7월6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과징금 등 부과 가능성에 따른 실적 영향을 놓고 “매출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타사의 숫자와는 규모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과징금, 과태료 규모가 재무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보위를 비롯해 정부, 여당 등 정치권까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등 제재를 놓고 강도를 높이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티빙의 부담을 한층 키우는 요인이다.
개인정보 유출을 놓고 정부의 제재 강화 흐름에 영향을 준 사건으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꼽힌다.
개보위는 쿠팡 사태 이전까지 2024년 골프존에 75억원, 카카오에 151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다 2025년 SK텔레콤에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점차 과징금 부과 수준을 높여 왔다. 2026년 6월 쿠팡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8100만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개보위가 쿠팡에 내린 결정은 기업 규모에 구애 받지 않고 법이 정한 과징금 산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실제 쿠팡에 부과된 수천억 규모의 역대 최대 과징금을 놓고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정보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규제 강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과징금 상한을 크게 높이기도 했다. 9월11일부터 시행될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상한은 기존 3%에서 10%로 상향 조정된다.
티빙 역시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과 무관하지 않다. 9월 이후까지 개인정보 보유 및 처리와 관련해 취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을 받으면 개정법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티빙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민관합동조사단 및 개보위의 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뒤부터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하면서 개인정보 관리 수준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 관리가 사업의 필수적인 타 유통 플랫폼 기업들도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컬리는 올해 6월 퇴사자, 퇴사 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정보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사 시스템과 연동하는 ‘액티브 디렉터리(AD)’ 기반의 계정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9월부터 12월까지 외부 화이트해커를 활용해 보안 취약점 등을 제보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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