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같은 AI 산업계에 속하는 업스테이지를 주시하면서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에서 조단위 AI 대어로 마케팅을 펼쳐 상장 1호 타이틀을 노리겠다는 전략인데, 속도전을 위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고집도 꺾을 분위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예심청구 시점과 상장 시장을 두고 한국거래소와 협의를 거듭하는 가운데 일단 4분기 내 예심을 신청하기로 했다.
리벨리온은 연초까지만 해도 6월 예심청구 후 연내 공모를 마무리하려는 계획이었지만 국민성장펀드 투자처로 선정되면서 일정 전반을 순연했다. IB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상장 준비가 중단됐던 것”이라며 “일정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이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청구 시점을 고르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예상 못한 변수는 업스테이지였다. 업스테이지 역시 당초 5월 예심청구를 계획했지만 연말로 미룬 상태로 그전까지 다음(DAUM) 인수와 국민성장펀드 투자 유치 작업이 겹쳤다.
이런 가운데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의 상장 시계가 맞물리면서 먼저 예심을 청구하는 기업이 AI 대어 가운데 첫 상장 주자로 각광받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IB 관계자는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는 각각 반도체 팹리스와 생성형 AI 개발업체로 궤가 다르지만, 두 기업 모두 국민성장펀드의 선택을 받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AI 대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리벨리온이 예심청구 일정을 조율하며 업스테이지를 의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상장 시장을 두고도 셈법이 달라졌다. 리벨리온은 그간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추진해 왔다. 박성현 대표는 지난 7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 특히 코스피를 선호하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사업 중 하나인 한국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와 우리가 잘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의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들도 코스피 상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스테이지보다 먼저 예심을 청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코스닥행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실적으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20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비용도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1204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비용 부담이 이어지며 손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 실적을 반영하더라도 코스피 입성을 위한 펀더멘털 기반을 다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역시 이런 측면에서 리벨리온의 코스닥 상장을 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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