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상장 3년여 만에 기업가치의 70% 가까이를 잃은 코스닥 상장사 ‘뷰티스킨’이 중국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기존 총판사를 교체하고 300억원 규모의 화장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중국 시장에서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상장 이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어야 기업가치 회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확보한 페슬과 왕성수산의 역량을 본업과 연결할 수 있을지도 중장기적인 변수로 꼽힌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뷰티스킨은 지난달 중국 기업 건우브랜드관리유한공사(건우)와 300억원 규모의 화장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9년 12월31일까지다. 뷰티스킨은 해당 계약 체결 전 기존 총판사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기존 유통망을 정리하고 새로운 현지 파트너를 통해 중국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다.
건우는 해외 브랜드의 중국 시장 내 전자상거래 사업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티몰과 샤오홍슈 등 20여개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다. 건우 측은 원진에 축적된 피부 연구 노하우와 약 10년간의 중국 판매 이력을 계약 배경으로 제시했다. 현지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검색하는 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뷰티스킨 자체 브랜드인 원진의 판매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계약은 중국 사업의 판매 기반을 재정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뷰티스킨은 2021년 제이에스글로벌을 흡수합병하며 중국 유통망과 화장품 브랜드 원진을 확보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내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와 인플루언서 몸값 상승 등으로 기대만큼의 실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현지 유통망을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만드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던 셈이다.
새 총판사와 체결한 공급계약 규모는 지난해 뷰티스킨 연결 매출 549억원의 54.6%에 해당한다. 다만 계약기간이 2029년 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300억원이 한꺼번에 실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 계약기간을 약 3년 3개월로 가정하면 연평균 공급 규모는 90억원대 초반으로, 지난해 매출의 17% 안팎이다. 실제 실적 기여도는 향후 발주와 공급 일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은 일단 중국 사업 재정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뷰티스킨 주가는 공급계약 공시 당일인 지난달 16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 사업이 다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가 반등에도 상장 당시 기업가치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상장 당일인 2023년 7월24일 1152억원이었던 뷰티스킨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359억원으로 줄었다. 3년여 만에 68.8% 감소한 것이다. 중국 공급계약에 대한 기대만으로 상장 이후 훼손된 기업가치를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상장 유지 측면에서도 기업가치 회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200억원을 웃돌아 당장 시총 기준 상장폐지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내년 7월부터 시가총액 요건이 300억원으로 높아질 예정인 만큼 주가가 다시 하락하면 상장 유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안정적인 기업가치를 확보하려면 중국 사업 확대를 실제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뷰티스킨은 상장 이후 수년째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첫해인 2023년 연결 기준 약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12억원, 2025년 32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약 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줄었지만 흑자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는 일부 성과를 냈지만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은 아직 입증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중국 사업의 외형 확대뿐 아니라 기존 사업과 자회사 간 시너지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뷰티스킨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확보한 페슬과 왕성수산은 각각 마케팅 역량과 생산시설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뷰티스킨은 올해 1월 건강기능식품·이너뷰티 기업 페슬의 지분 70%(14만주)를 약 101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당시 지분 취득 목적은 페슬의 마케팅 역량을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 접목시키기 위함이었다. 페슬 역시 뷰티스킨의 중국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페슬 인수는 뷰티스킨이 기존 화장품 사업에서 부족했던 마케팅 역량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과 이너뷰티 제품은 화장품과 소비층이 일부 겹치는 만큼 양사의 판매·마케팅 역량을 결합하면 고객 접점을 넓힐 여지가 있다. 중국 유통망을 활용한 페슬의 해외 진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왕성수산은 생산 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뷰티스킨은 2024년 유상증자를 통해 왕성수산 지분 54.55%를 취득하며 식품가공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인수 당시 식품사업을 새로운 매출원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유휴 공장을 화장품 사업에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뷰티스킨은 현재 인천에 화장품 생산공장 2곳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1공장에서 마스크류를, 2공장에서는 기초화장품을 생산 중이다. 색조류 화장품 생산시설은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중국을 비롯한 해외 공급물량이 늘어나거나 생산품목을 확대할 경우 왕성수산의 유휴 공장을 추가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기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대신 유휴 공장에 필요한 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두 자회사의 역량을 화장품 본업과 연결하는 작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페슬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왕성수산의 유휴 공장을 화장품 생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자회사 인수를 통해 확보한 사업 기반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뷰티스킨 관계자는 "현재 페슬은 본업인 건기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왕성수산의 경우 아직은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라며 "우선은 중국 총판사를 교체한 만큼,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