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스페이스X가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의 양산과 발사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우주산업의 경쟁축이 발사 기술에서 소재 공급망으로 넓어지고 있다.
스타십 한 기에 필요한 니켈이 기존 팰컨9(Falcon 9)의 약 30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항공용 특수합금은 고객사 인증과 증설에 긴 시간이 걸려 양산 확대 과정에서 공급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타십 14차 비행에서 처음으로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이번 비행에서는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를 실제 궤도에 배치했다. 스페이스X는 이를 스타십의 첫 궤도 비행이자 의미 있는 탑재물을 궤도에 운송한 첫 비행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도 다시 스페이스X로 향하고 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7.63% 오른 171.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현지시간)에도 7.35% 올라 두 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 상승에는 스타십 추가 비행에 대한 기대와 발사 사업 확대 전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과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다. 이달말에서 11월 초 예정된 스타십 15차 비행도 향후 주가 모멘텀 중 하나로 제시했다.
◆스타십 1대에 니켈 60톤 추정…양산 땐 수요 급증
스타십 양산이 본격화하면 발사체에 들어가는 소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휘 교보증권 연구원은 6일 발간한 ‘우주, 차세대 네트워크 전장’ 보고서에서 스타십 한 기당 니켈 수요를 약 60톤으로 추정했다. 팰컨9 한 기에 필요한 니켈보다 약 30배 많은 규모다.
스타십은 팰컨9보다 기체가 대형화됐고 스테인리스강 적용 비중도 높다. 랩터(Raptor) 엔진 수 역시 크게 늘면서 니켈계 특수합금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권 연구원의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발사체용 니켈 수요가 올해 1295톤에서 2027년 9008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에는 1만5037톤, 2030년에는 3만9220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스타십 생산량은 19대에서 146대, 245대, 642대로 추산했다.
◆특수합금 조달 40주 이상…신규 진입도 쉽지 않아
수요 확대에 비해 특수합금 공급능력은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는 평가다. 권 연구원은 항공·에너지 산업의 수요 증가로 글로벌 특수합금 조달 기간이 이미 40주 이상까지 길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우주항공용 소재는 신규 업체가 고객사 인증과 품질 검증을 거쳐야 해 공급망 진입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발사체 특성상 한 번 채택된 소재와 공급사를 교체하기도 쉽지 않다. 소재나 핵심 부품을 변경하면 추가 시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생산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권 연구원은 스타십 양산이 확대될수록 신규 업체 진입보다 기존 인증업체의 공급 물량과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같은 공급망 중요성은 우주산업의 생산 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권 연구원은 우주산업이 소수 제품을 장기간 개발하는 구조에서 동일 제품을 반복 생산하는 제조업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타링크와 아마존 저궤도(LEO) 위성망처럼 동일 설계의 위성을 대량 생산하는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십 역시 양산 단계로 이동하면서 공급업체의 경쟁력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기술력뿐 아니라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대량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과 납기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공급망엔 스피어·에이치브이엠
국내에서는 스피어와 에이치브이엠이 관련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스피어는 지난해 7월31일 스페이스X와 니켈·초합금(Super Alloy) 등을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35년 말까지이며 최대 3년 연장이 가능하다.
스피어가 공시한 장기 공급계약의 계약기간 내 총 수요예측 금액은 약 10억5414만달러다. 6일 환율 기준 약 1조4160억원 규모다. 다만 이는 확정 계약금액이 아니라 초기 수요예측과 2026년 확정 매출 등을 토대로 산정한 예상치다. 실제 매출은 특수합금 가격과 고객사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이치브이엠은 지난 5월 스피어와 우주 발사체용 첨단금속 소재에 대한 10년 상호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장기 공급 체계를 통해 글로벌 우주산업의 소재 수요 확대에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공급망 업체들의 주가도 이날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스피어는 전 거래일보다 8.94% 오른 2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치브이엠도 9.26% 상승한 7만6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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