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반기보다 44% 줄어 3조1000억원에 그쳤고 거래소 영업손익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 계정은 1117만5000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투자자 수보다 거래 활동이 더 빠르게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2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거래소 17개사와 지갑·보관업자 9개사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영업·이용 현황을 집계했다.
상반기 국내 거래소의 총 거래규모는 555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001조원보다 44%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금액 역시 같은 기간 5조4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 남아 있는 가상자산 가치도 하락했다. 지난 6월 말 국내 가상자산 평가총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87조2000억원보다 28조3000억원(33%) 감소했다. 원화마켓 평가총액이 58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99.4%를 차지했고 코인마켓은 3300억원에 그쳤다.
시장 위축은 거래소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17개 거래소의 상반기 매출은 576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9736억원보다 41%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3748억원에서 816억원으로 78% 줄었다. 원화마켓 거래소는 10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코인마켓 거래소는 2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거래를 기다리는 자금도 빠졌다. 이용자 원화예치금은 지난해 말 8조1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5조2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이 빠지며 35% 감소했다.
반면 이용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 고객확인(KYC)을 마쳐 즉시 거래할 수 있는 계정은 1117만5000개로 지난해 말보다 4만9000개 늘었다. 전체 등록 계정은 2655만개로 2% 증가했다.
이용자 연령대에서는 40대가 처음 30대를 앞섰다. 40대가 전체 거래가능 개인계정의 26.9%로 가장 많았고 30대 26.7%, 50대 20.2%, 20대 이하 17.4%, 60대 이상 8.8% 순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30대가 26.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유 자산은 소액 이용자에 더 집중됐다. 전체 거래가능 개인계정 가운데 863만개인 77.2%가 가상자산을 100만원 미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상 보유한 계정은 89만개로 전체의 8%, 1억원 이상은 11만개로 1% 수준이었다. 두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2%포인트, 0.5%포인트 낮아졌다.
시장 위축과 함께 국내 유통 종목 수도 감소했다. 중복을 제외한 가상자산은 673종으로 지난해 말보다 39종 줄었다. 국내 한 곳의 거래소에만 상장된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296종에서 234종으로 21% 감소했다.
상장보다 상장폐지가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은 135건으로 직전 반기보다 46% 감소한 반면 거래지원 중단은 108건으로 64% 증가했다. 중복을 제외한 거래중단 가상자산 76종 가운데 68종인 89%가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다.
단독상장 종목은 규모와 변동성 측면에서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단독상장 가상자산 가운데 40%인 93종의 평가총액이 1억원 이하였고, 이들 종목의 평균 최고점 대비 가격 하락률(MDD)은 77%로 전체 가상자산 평균 69%보다 높았다.
한편 지갑·보관업자 9개사의 지난 6월 말 총 수탁고는 230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은 58억원으로 2%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86억원으로 직전 반기 93억원보다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실태조사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이용자 기반은 유지됐지만 실제 거래 활력과 거래소 수익성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원화마켓 쏠림이 여전한 가운데 단독상장 종목의 유동성·가격변동 위험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외형보다 거래 구조와 투자자 보호 측면의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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