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장종환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의 연임 가도에 '수익구조 안정화'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취임 첫해 자산총계 10조원 시대를 열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자산 증가에 걸맞은 이익 체력을 확보하는 일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서다.
특히 자산은 빠르게 늘어난 반면 순이익 증가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고, 최근에는 투자손익 변동에 따라 전체 실적도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손익 변동을 흡수할 이자·리스 부문의 기초 수익력까지 정체되면서 장 대표가 남은 임기 동안 외형 성장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연임 평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3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NH농협캐피탈의 자산총계는 10조9902억원으로 작년 말(10조3134억원) 대비 6.52% 증가했다. 전년 동기(9조7503억원)와 비교해도 12.7% 늘었다. 자산에는 유가증권·대출채권·할부금융자산·리스자산·신기술금융자산·유형자산·기타자산 등이 포함된다.
NH농협캐피탈의 자산은 장 대표 취임 이전부터 꾸준히 성장해왔다. 연도별 자산규모는 2021년 6조5708억원에서 2022년 8조7000억원, 2023년 9조2755억원, 2024년 9조5754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받은 장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25년 자산을 10조3134억원까지 키우며 처음으로 10조원 문턱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11조원에 근접했다.
NH농협캐피탈이 자산 10조원대 캐피탈사로 발돋움한 데에는 기업·투자금융과 오토금융 중심의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 한국신용평가 집계 기준 올 상반기 말 전체 영업자산에서 기업·투자금융과 오토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6%, 43.3%에 달했다. 사실상 두 부문에 전체 영업자산의 80% 이상이 집중된 핵심 사업 기반인 셈이다.
문제는 외형 성장에 비해 이익 증가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NH농협캐피탈은 3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441억원보다 19.7% 감소한 수준이다.
장기 추세에서도 자산과 이익의 성장 속도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NH농협캐피탈의 순이익은 2021년 960억원에서 2022년 1031억원으로 늘었지만 2023년 855억원으로 감소했고 2024년에도 864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1006억원으로 다시 100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자산총계가 57% 증가하는 동안 순이익 증가율은 4.8%에 그친 셈이다.
이 같은 외형과 이익 성장의 괴리를 들여다보면 투자손익의 변동성이 눈에 띈다. NH농협캐피탈은 자체적인 영업 확대 노력에 더해 농협금융그룹 차원의 공동 투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기업·투자금융 볼륨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3년 만에 1000억원대를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투자손익이 힘을 보탰다. NH농협캐피탈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FVPL) 관련 손익은 2021년 640억원, 2022년 458억원, 2023년 600억원, 2024년 524억원을 기록한 뒤 2025년 1036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2024년보다 97.7% 증가한 규모다. 매년 순이익과 FVPL 관련 손익의 증감 방향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는 투자손익 확대가 순이익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FVPL 관련 손익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514억원보다 57.2% 급감했다. FVPL 관련 손익이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만큼 투자손익 축소도 상반기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손익 감소 충격을 다른 항목이 일부 흡수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772억원에서 616억원으로 156억원 줄었다. 그럼에도 순이익이 19.7% 감소했다는 점에서 투자손익 변동이 전체 실적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이를 상쇄해야 할 이자·리스 부문의 기초 수익력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NH농협캐피탈의 순이자·리스 합산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117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 정점을 찍은 뒤 오히려 2년 연속 감소했다. 순이자·리스 합산이익은 2021년 1680억원에서 2022년 1932억원으로 15% 늘었고 2023년에는 2551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24년 2489억원, 2025년 2363억원으로 줄었다.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이자·리스 부문의 이익은 2023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내실 중심의 안정적 성장기반 마련'을 주문했던 장 대표에게는 이 지점이 남은 과제다. 취임 첫해 자산 10조원 돌파와 순이익 1000억원대 회복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이익 회복 과정에서 투자손익의 기여도가 컸고 올해 들어서는 투자손익 축소와 함께 순이익도 감소했다. 자산 확대를 안정적인 경상 수익 증가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장 대표는 농협중앙회 출신으로 지주와 은행을 두루 거친 '농협맨'으로 손꼽힌다. 2025년 1월 NH농협캐피탈 제10대 대표이사직에 올랐으며, 취임 이후에는 기업·투자금융과 오토금융을 앞세워 우량 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NH농협캐피탈 대표들이 장기간 자리를 지키기보다 비교적 짧은 임기를 거쳐 교체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대표로서도 재신임을 뒷받침할 경영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산 10조원 돌파로 외형 성장에서는 성과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는 투자손익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익 체력을 얼마나 강화하느냐가 연임 평가에서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NH농협캐피탈 관계자는 "전년도에는 일회성 투자손익이 크게 반영됐고 이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금리 상승기 수익성 강화 일환으로 상품금리 고도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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