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OK금융그룹이 한양증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출자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며 직접 인수 가능성과 거리를 뒀지만, 펀드 투자를 늘리며 한양증권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는 오히려 확대하는 모습이다. 과거 여러 차례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던 만큼 향후 한양증권을 둘러싼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캐피탈은 지난 7월 한양증권을 보유한 ‘케이씨지아이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출자지분을 109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간접 투자 규모를 늘렸다. 같은 달 이 펀드는 한양증권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약 500억원을 투입해 신주 238만952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펀드가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은 기존 376만6973주에서 614만7925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29.59%에서 40.69%로 높아졌다.
한양증권에 대한 OK캐피탈의 채권 관계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펀드는 새로 취득한 주식까지 기존 OK캐피탈 대출의 담보로 추가 제공했다. 공시상 대출금액은 540억원으로 유지된 가운데 담보주식은 376만6973주에서 614만7925주로 늘었다. 추가 대출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유상증자 이후에도 펀드가 직접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전량에 OK캐피탈의 담보권이 설정된 구조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OK금융이 지난해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직접 인수 가능성과 한 차례 거리를 뒀다는 점이다. 당시 KCGI는 펀드 운용기간인 5년 동안 한양증권을 책임경영하고, OK금융은 향후 한양증권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한 뒤 OK금융에 재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OK금융이 펀드 투자를 추가하면서 한양증권과의 투자 관계는 한층 깊어졌다. 직접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한양증권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경우 펀드 출자자로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KCGI가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OK금융이 다시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될 여지도 남아 있다. 우선매수권은 없지만 이미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며 한양증권과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OK금융은 이번 추가 투자에 전략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OK금융 관계자는 “펀드 추가 출자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운용 차원의 투자로 현재 시점에서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과거 당국의 승인 과정에서 우선매수권도 배제됐다”고 말했다.
OK금융과 한양증권의 연결고리는 KCGI의 인수 과정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KCGI가 2024년 9월 한양학원 등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OK금융 측은 펀드 출자자로 참여했다. OK캐피탈은 여기에 540억원의 인수금융까지 제공하며 출자와 대출 양쪽에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를 뒷받침했다.
KCGI의 인수에 앞서 한양증권을 매각한 한양학원 측과도 자금 관계가 있었다. OK캐피탈은 지난해 4월 한양학원 계열 대한출판에 한양증권 주식을 담보로 450억원을 대출했다. 백남관광과 에이치비디씨 등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에 담보가 설정됐고 관련 합의에는 동반매도청구권도 포함됐다. 당시에도 OK금융이 향후 한양증권 인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해당 대출은 지난해 6월 상환됐고 담보계약과 관련 합의서도 해지됐다.
OK금융의 추가 투자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오랫동안 증권업 진출을 타진해온 이력도 있다. 앞서 LIG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고 2017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인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대부업 계열이라는 점 등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펀드 출자가 곧바로 한양증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를 계속하는 데서 증권업 진출 의지를 읽을 수 있다”며 “대부업 철수 이후 과거와는 사업구조와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도 증권업 진출 가능성을 계속 모색하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보험과 비금융 분야에서도 잇달아 인수전에 뛰어들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OK금융은 지난 7월 예별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중앙일보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증권사에 대한 투자 관계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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