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기존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활용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기존 양극재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유휴 설비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대응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 조정과 비용 최소화를 동시에 노리는 셈법으로 읽힌다. 전환 라인을 다시 하이니켈로 되돌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전기차 시장 회복에 대비한 여지도 남겼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SK온과 1조1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국내 배터리사와 맺은 19만t 규모 공급 합의에 이은 대형 LFP 계약으로, 이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와 양·음극재 거래 관계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수주 물량을 신규 공장이 아닌 기존 포항 공장 라인에서 소화할 방침이다. 포항 공장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2023년 11월부터 생산해온 곳이다. LFP 생산을 위해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대신 기존 공장 라인을 활용해 높아진 수요에 발빠르게 우선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전환 라인의 양산 공급 시점을 올해 말로 예정하고 있다.
LFP 생산에 집중하면서도 향후 하이니켈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출구도 마련해뒀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해당 설비는 양극재 수요에 따라 향후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라인으로 다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라인 전환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로 높아진 ESS 수요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은 올해 1월부터 중국산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무역법 301조 관세를 7.5%에서 25%로 대폭 인상했다. 이어 올해부터 착공하는 ESS 프로젝트는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을 충족해야 투자세액공제를 받도록 규제 문턱도 높였다.
SK온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사는 ESS 사업에 LFP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산 LFP 양극재 단가는 중국산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소재사와의 공급계약은 이어지고 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 시장 등에서는 FEOC 규제와 관세 때문에 중국산 소재를 쓰기 어렵다"며 “비중국 LFP 공급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기존 양극재 사업의 부진도 라인 전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비중을 높여 에너지밀도를 끌어올린 제품으로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기차에 주로 쓰인다. 여기에 리튬·니켈 등 원재료 가격 하락이 판매가에 반영되면서 매출 및 수익에도 악재가 됐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의 에너지소재사업 매출은 2024년 2조3399억원에서 지난해 1조5741억원으로 1년 사이 33%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연간 매출의 절반 수준인 7615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15억원에 그쳤다. 유안타증권은 2분기 에너지소재 부문 흑자에 약 100억원의 니켈 재고평가이익이 포함됐고 양극재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공급 능력이다. 업계에서는 19만t 합의와 이번 계약 물량을 전환 라인으로 얼마나 소화할 수 있지를 주목하고 있다. LFP 출하량이 실적 회복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공급 능력을 갖추는게 관건이다. 유안타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내년 양극재 출하량 10만t 달성 여부는 LFP 출하량에 달렸다고 봤다. 포스코퓨처엠은 아직 전환 라인의 생산능력과 추가 전환의 규모·시점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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