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씨싸이트'가 상장 2년여 만에 새주인을 맞이한다. 최대주주인 '티에스 2018-12 M&A 투자조합'(티에스 투자조합)이 상장 당시 설정한 의무보호예수가 풀린 가운데 조합 만기까지 다가오자 경영권 매각에 나서면서다.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인수자가 나타난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새주인은 아워홈 경영권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다. 구 씨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 '본느' 인수에 나선 데 이어 씨싸이트까지 품으면서 다시 기업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 인수에 직접 투입하는 자금만 426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아워홈 지분 매각으로 28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당시 확보한 자금 일부를 코스닥 상장사 인수에 재투입하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싸이트의 최대주주인 티에스 투자조합과 김상기 전 대표는 보유 주식 437만4000주(74.94%)를 구 씨 등 6명에게 504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씨싸이트의 최대주주는 구 씨 외 1인으로 변경된다. 계약금 50억4000만원은 지난 23일 지급됐으며 잔금은 임시주주총회 전날 지급될 예정이다. 임시주총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거래에는 구 씨를 비롯해 이석주 씨와 4개 투자조합이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구 씨가 173만5718주(29.74%), 이 씨가 86만7858주(14.87%)를 인수한다. 글로벌케이패션투자 1·2호와 글로벌케이뷰티투자 1·2호는 각각 44만2606주(7.58%)씩 나눠 갖는다. 구 씨는 200억원, 이 씨는 100억원을 투입하는 구조다.
ODM 방식의 의류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씨싸이트는 2023년 12월 NH스팩28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티에스 투자조합은 보유 주식의 80%를 상장일로부터 2년 6개월간 의무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씨싸이트는 코스닥 입성 3년이 채 되지 않아 최대주주가 바뀌게 된다. 티에스 투자조합으로서는 장기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지 약 3개월 만에 경영권 지분을 처분하는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씨싸이트의 기업가치가 상장 당시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씨싸이트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일인 2023년 12월21일 약 2228억원이었다. 반면 구주양수도계약 직전 거래일인 이달 22일에는 약 578억원으로 줄었다. 상장 첫날과 비교하면 시가총액이 70% 넘게 감소했다.
티에스 투자조합이 이 같은 주가 흐름에도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연말로 다가온 조합 만기가 자리한다. 티에스 투자조합은 2018년 12월20일 결성된 이후 씨싸이트 외 나인앤컴퍼니(옛 공구우먼)와 본느, 하이퍼코퍼레이션 등 다수 코스닥 상장사에 구주 인수와 전환사채(CB) 투자 등을 단행했다. 조합 존속기간은 결성일로부터 8년으로 올해 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시장가격을 웃도는 가격에 잔여 지분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도 매각에 힘을 실었다. 이번 구주 거래가격은 주당 1만1522원으로 계약 직전 거래일인 22일 종가 8770원보다 약 31% 높다. 최근 한 달 평균 종가 5630원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티에스 투자조합의 투자 회수 성과는 다른 모습이다. 티에스 투자조합은 이번 거래에서 보유한 씨싸이트 주식 312만4000주를 매각해 약 360억원을 수취할 예정이다. 티에스 투자조합이 2019년 12월 김 전 대표 등으로부터 씨싸이트 구주 37만5000주를 약 320억원에 취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한 차례의 매각만으로도 최초 투자금을 웃도는 금액을 회수한다. 해당 주식은 액면분할을 거쳐 375만주로 늘었다.
앞서 일부 지분을 처분해 회수한 자금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보호예수가 6개월로 비교적 짧게 설정된 물량 가운데 티에스 투자조합은 2024년 6월 5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약 110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9월에는 12만6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약 12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이번 경영권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씨싸이트 투자로 회수하는 금액은 총 483억원 안팎이다. 최초 투자금 약 320억원과 비교하면 단순 회수차익은 160억원을 웃돈다. 다만 중간 지분 매각 시점과 거래비용 등을 반영한 펀드의 최종 투자수익률과는 차이가 있다.
TS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티에스 투자조합을 통해 씨싸이트에 오랜 기간 투자를 단행해온 상태"라며 "해당 조힙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밸류로 (인수할) 인수자가 나타났기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티에스 투자조합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자리를 채우는 인물은 구 전 회장이다. 구 씨는 아워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2024년 회장직에 오른 뒤 이듬해 보유 지분 전량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매각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구 씨가 보유했던 아워홈 지분은 19.28%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단순 추산한 매각대금은 2800억원을 웃돈다.
아워홈에서 손을 뗀 구 씨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를 잇따라 인수하며 다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본느에는 구주 인수 126억원과 제5회 CB 인수 100억원 등 총 226억원의 개인자금을 투입한다. 여기에 씨싸이트 구주 인수대금 200억원을 더하면 두 상장사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426억원이다. 아워홈 지분 매각대금 추정치의 약 15%에 해당한다.
구 씨는 이날 기준 본느 구주 인수대금 약 126억원 가운데 계약금 14억원과 일부 잔금 64억7000만원을 지급했고 제5회 CB에도 100억원을 투입했다. 본느 구주 거래의 남은 잔금 약 47억원은 오는 10월12일 납입할 예정이다.
씨싸이트의 경우 구 씨가 부담하는 구주 인수대금은 약 200억원이다. 지난 23일 계약금 10%인 약 20억원을 지급해 잔금 약 180억원이 남았다. 두 거래를 합하면 구 씨가 이미 투입한 금액은 약 199억원, 앞으로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약 227억원이다. 씨싸이트 잔금은 임시주총 전날 지급할 예정이지만 아직 주총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씨싸이트 자체의 재무 여력도 눈에 띈다. 회사는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 248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구 씨가 경영권 확보에 투입하는 2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다만 해당 현금은 씨싸이트 법인의 자산인 만큼 구 씨 개인의 인수대금과 직접 대응되는 자금은 아니다. 향후 새 최대주주 체제에서 기존 현금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도 관심사다.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를 통해 씨싸이트에서는 상장 전부터 약 7년간 투자해온 티에스 투자조합이 자금을 회수하고, 아워홈 지분을 현금화한 구 씨가 새 최대주주로 들어서게 된다. 구 씨가 본느에 이어 씨싸이트까지 잇따라 인수하면서 아워홈 매각 이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사를 새로운 사업 기반으로 삼는 행보도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임시주총과 잔금 납입 일정, 향후 경영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씨싸이트 측에 오전과 오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만 반복됐다. 회사 측에 질문지도 전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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