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른 국내 그룹 총수와 차별화된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여러 차례 국내외 방송과 강연, 인터뷰를 통해 그룹의 사업 전략을 직접 설명하는 등 주요 협력사와 접점을 넓히는 데 앞장선 모습이다. SK뿐만 아니라 국가 간 경제협력에서도 가교 역할에 나서면서 기업 총수의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 만찬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우선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에 동행해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뉴욕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주요 그룹 회장 중 가장 적극적인 외부 활동을 펼쳐온 인물로 꼽힌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최 회장이 참여한 대외 소통 일정은 총 19건에 달한다. 국내외 언론 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 청년층 등 소통 대상도 다채롭다.
시작은 올해 1월 출연한 지상파 방송이다. 최 회장은 여기에서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성장 둔화를 진단하고 인공지능(AI) 국가전략 및 한일 경제연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3월에는 사회적가치연구원 대담, 4월에는 국회 한중의원연맹 강연, 6월 닛케이포럼 라운드테이블 등 일정을 차례로 소화했다.
이같은 소통 방식은 그룹의 주요 사업 일정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7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당시 블룸버그와 CNBC 등과 만나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와 투자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성에 대한 전망과 함께 미국 내 추가 생산시설 투자 검토 등도 언급하며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파이브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는 ADR 상장이 갖는 의미를 자금조달과 인재 확보, 지배구조 변화로 확장해 설명했다. 상장 이후 달라질 경영 여건과 이를 활용한 성장 구상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셈이다.
일본 반도체 투자 구상 역시 최 회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힌 사안이다. 최 회장은 이달 초 아사히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키옥시아와의 공동 생산 등을 비롯해 연구개발(R&D), 공급망 공유 등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소통 행보도 꾸준히 이뤄졌다. 지난달 30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에서는 한국 측 위원장으로 참석해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내수시장이 줄어드는 공통 과제를 경제계 차원의 협력 의제로 끌어올렸다.
이튿날 열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는 AI와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분야 협력 추진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단순 교역 확대를 넘어서 시장 및 산업 생태계를 양국 기업이 함께 키워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과 맞물려 회의에서는 첨단산업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표준 협력, 미래에너지 분야의 협력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이같은 최 회장의 소통 방식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룹 총수가 직접 외부의 질문에 응답한다는 모습이 구체적인 책임경영 의지로 비친다는 것이다.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향후 사업 방향성을 직접 설명한다는 점 역시 그룹 차원의 신뢰도 제고와 연결된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현대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사실상 유일한 소통형 기업 총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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