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팝업스토어가 단기 마케팅 수단을 넘어 상업용 부동산의 공간 활용과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상권의 집객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공실 공간의 새로운 활용처로 자리 잡으면서 유동인구와 임대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팝업스토어가 상권의 임대료와 상업용 부동산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은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운영된 팝업스토어는 213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했다. 팝업을 통해 소비자 반응과 시장성을 확인하려는 브랜드가 늘면서 팝업 공간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대형 유통사들은 팝업을 신규 브랜드와 콘텐츠의 시장성을 검증하는 동시에 고객을 유입시키는 공간 운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약 810개의 팝업을 운영했다. 팝업을 통해 고객 반응과 시장성을 확인한 브랜드를 정규 매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아이파크몰의 외형 매출은 2021년 3524억원에서 지난해 6495억원으로 84% 증가했고 연간 방문객도 3200만명에서 4000만명으로 늘었다.
더현대서울은 팝업을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한 축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개점 5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조2864억원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 팝업은 1892건, 지난해 운영 건수만 660건에 달했다.
잠실 롯데월드몰도 팝업과 대형 콘텐츠를 앞세워 방문 목적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약 400회의 팝업을 진행한 데 이어 포켓몬 타운 등 대형 콘텐츠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포터·휴먼메이드·블루보틀·노티드 등 브랜드가 들어서며 콘텐츠 구성도 다양해졌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2030세대 고객은 올해 2월 기준 전년 대비 20%, 외국인 매출은 65% 증가했다.
팝업의 효과는 유통시설 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방문객과 체류시간이 늘고 소비가 확대되면 주변 브랜드 유입과 임차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공실률과 임대료 등 상권 지표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팝업이 집중된 성수와 도산공원·압구정로데오 일대에서는 상권 성장과 함께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성수 상권 공실률은 약 4.5%로 서울 6대 상권 평균 8.5%보다 낮다. 올해 1분기 성수2가 평당 매매가는 1억6768만원으로 역삼동 1억5684만원을 웃돌았다.
도산공원·압구정로데오 일대도 글로벌 브랜드와 콘텐츠가 유입되면서 상권이 확장됐다. 임대료는 2023년 평당 20만원 수준에서 최근 계약 기준 60만원까지 올랐고 유동인구도 서울 평균의 2.2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팝업을 직접 자산 운영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청주 서문 CGV 빌딩은 약 36개월간 이어진 공실을 해소하기 위해 1층 공개공지를 팝업광장으로 조성했다. 이후 다이닝원과 갤러리원 등 앵커 테넌트를 유치하면서 건물 공실률이 24%에서 0.9%로 낮아졌고 1층 임대료는 기존보다 15배 상승했다.
익선동 STAGE X는 A동과 B동을 팝업 전용 공간으로 운영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개월 연속 100% 가동률을 기록했다. 반복적인 팝업 운영을 통해 공간의 가동률과 임대수익 안정성을 확인한 뒤 B동을 매각했으며 매각 차익은 56%에 달했다.
이처럼 팝업스토어의 역할이 집객을 넘어 임차수요를 만들어내는 공간 운영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팝업을 통해 유입된 방문객이 체류와 소비, 브랜드 출점으로 이어지고 장기 임차수요까지 만들냈다. 팝업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상업시설의 공간 활용과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인석 스위트스팟 리테일 부동산본부 PM팀장은 “팝업 공간을 통해 유동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매출이 증가하면 주변 전체의 자산가치와 임대료, 매매가 등이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난다”며 “콘텐츠가 활성화된 명동이나 성수, 한남, 홍대의 상업용 부동산은 팝업을 활용해 공실률을 방어하고 자산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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