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이 2600억원을 투입한 부산 물류센터를 통해 편의점 본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성장 축 마련에 나섰다. 부산·영남권 CU 배송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출입 물류와 외부 고객사 물량을 확보해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의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은 2021년 부산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뒤 2024년 착공해 약 2년 만인 지난 7월 부산 물류센터를 준공했다. 총 2600억원이 투입된 부산센터는 부지 약 1만 4300평, 연면적 약 3만 8700평으로 국내 편의점업계 최대 규모다. 현재 저온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말 상온센터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부산 물류센터는 부산·영남권 CU 점포 배송 체계를 재편하고 상품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거점 역할을 맡았다. 이를 위해 BGF리테일은 부산 물류센터에 자동입출고 시스템과 디지털 피킹 시스템 등 자동화 설비를 적용해 입출고·분류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부산 물류센터를 운영할 BGF로지스는 지난해 매출 3631억원, 영업이익 1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물류센터 파업 영향으로 4억4000만원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BGF로지스의 경우 올 상반기에는 배송기사 파업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한시적으로 낮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수익 체력은 좋은 회사”라며 “BGF리테일에서 굉장히 비용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며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부산 물류센터의 운영 실적도 BGF로지스에 반영되기 때문에 물류 효율화가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 편의점 물류는 배송 차량과 인력, 센터 운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점포 물량과 배송 효율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부산 물류센터의 자동화와 권역별 배송망 재편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이고 단위 물류비를 낮출 수 있다면 BGF로지스의 이익 개선에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부산 물류센터는 부산신항 배후 입지에 있는 만큼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하와이 등 편의점 CU 해외사업의 수출입 물류를 지원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BGF리테일은 부산 물류센터를 자체 상품(PB) 수출과 해외 사업 지원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CU 내부 배송 물량뿐 아니라 외부 고객사 물량과 수출입 물류를 추가로 확보하면 BGF로지스는 계열사 물류 지원 역할을 넘어 종합 물류회사로 사업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부회장에게도 부산 물류센터는 중요한 시험대다. 2023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오너 3세 경영인인 만큼 성숙기에 접어든 편의점 사업만으로는 차별화된 성장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CU의 외형 성장 속도는 이미 둔화하고 있다. CU의 신규 점포 수 증가 추이는 2023년 975개에서 2024년 696개, 지난해 253개로 줄었다. BGF리테일은 올해 순증 목표도 300개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해 연결 매출도 9조612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어나는데 그쳤다.
점포 수만으로 수익을 크게 키우기 어려워진 만큼 물류 효율화와 PB 수출은 홍 부회장이 본업 밖에서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번 물류센터 투자는 CU의 비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BGF로지스를 또 다른 성장 축으로 키울 수 있을지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로 건립한 부산 물류센터는 CU의 물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국내 편의점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발판”이라며 “안정적인 상품 공급과 효율적인 물류 운영으로 가맹점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CU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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