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애큐온캐피탈이 구조화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기업·투자금융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 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무게추를 옮겨온 데 이어 구조화금융까지 영역을 넓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투자금융 확대는 외형과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는 과정에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지난해 말 2.98%에서 올해 상반기 말 3.76%로 상승했다. 연체율은 개선됐지만 대손충당금 잔액도 다시 늘어난 만큼 한화생명으로의 매각을 앞두고 성장성과 함께 자산의 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최근 종합금융실 산하에 구조화금융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구조화금융팀은 기업대출·투자·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활용해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구조화금융팀이 올해 새롭게 꾸린 종합금융실 산하에 배치됐다는 점이다. 종합금융실은 금융상품의 안정적인 운용과 신규 사업 발굴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여기에 구조화금융 전담 조직을 추가하면서 기존 기업대출과 투자금융을 넘어 다양한 기업 자금조달 수요를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구조화금융은 기업의 보유 자산이나 미래 현금흐름 등을 기초로 상환 방식과 위험 분담 구조를 설계해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 방식이다. 캐피탈사는 거래 구조를 설계하거나 자금조달을 주선해 수수료를 얻고 직접 대출·투자에 참여해 이자 및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애큐온캐피탈 입장에서는 기업금융 자산을 단순히 늘리는 것을 넘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는 영역인 셈이다.
실제 이번 조직 개편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기업·투자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2022년 하반기부터 신규 개인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는 대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확대해왔다. 한정된 자본을 개인금융보다 기업·투자금융에 집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꿔온 것이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뚜렷하다. 한국신용평가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말 물적금융을 제외한 영업자산 4조2196억원 가운데 기업·투자금융은 3조7420억원으로 88.7%를 차지했다. 개인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 2022년 69.5%(2조4970억원)와 비교하면 3년 반 만에 19.2%포인트 높아졌다.
기업·투자금융 비중은 2021년 68.3%(2조6146억원)에서 2022년 69.5%, 2023년 79.1%(2조4037억원), 2024년 86.1%(2조6600억원)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0%에 육박하면서 기업·투자금융이 사실상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한때 줄었던 외형도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말 영업자산은 4조2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6622억원보다 15.2% 증가했다.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은 2021년 3조8291억원에서 2022년 3조5933억원으로 6.2% 감소한 데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졌던 2023년에는 3조384억원으로 다시 15.4% 줄었다. 2024년 3조892억원으로 감소세를 끊은 뒤 지난해 3조8948억원으로 26.1%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자산 증가 역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대출자산은 3조4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5% 증가했고 유가증권 등 투자자산도 9335억원으로 12.0% 늘었다.
외형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56억원으로 30.3% 늘었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253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이자수익 증가 폭이 이자비용 증가 폭을 웃돌면서 순이자손익은 전년 동기보다 13.7% 늘어난 258억원을 기록했다.
외형과 이익이 함께 성장하면서 다음 과제는 늘어난 자산의 질을 관리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애큐온캐피탈의 NPL비율은 3.76%로 지난해 말 2.98%보다 0.78%포인트 상승했다. 회사 측은 일부 요주의 채권의 건전성 재분류와 신규 NPL 편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NPL비율 상승과 함께 대손충당금 잔액도 늘었다. 상반기 말 대손충당금은 818억원으로 지난해 말 749억원보다 9.2%, 전년 동기 760억원보다 7.6%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신규 충당금 적립뿐 아니라 부실채권 상각·매각과 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을 함께 받는 만큼 잔액 증가 자체를 당기 대손비용 증가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다만 기업·투자금융 자산이 빠르게 늘고 NPL비율도 상승하고 있어 향후 신규 부실 발생과 충당금 전입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NPL비율은 과거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NPL비율은 2021년 1.8%에서 2022년 2.3%, 2023년 3.4%로 상승했다. 2024년 3.3%, 2025년 3.0%를 기록한 뒤 올해 상반기 다시 3% 후반으로 올라섰다.
연체 지표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말 연체율은 3.04%로 지난해 말 3.52%보다 0.48%포인트 낮아졌고 연체금액 역시 1069억원에서 998억원으로 71억원 감소했다. NPL비율과 충당금 잔액은 상승한 반면 연체율은 개선된 만큼 향후 기존 부실자산의 회수·정리와 신규 부실 발생 추이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산의 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는 매각 국면에서도 관심사다.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EQT 측이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두 회사를 함께 넘기는 패키지 거래다. 시장에서는 거래가격이 1조원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수가액과 거래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애큐온캐피탈 입장에서는 기업·투자금융 중심으로 재편한 사업구조가 외형과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늘어난 자산의 건전성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조화금융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더한 만큼 사업 다각화가 추가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 자산 확대에 수반되는 신용위험을 얼마나 통제할지가 향후 사업 재편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대손비용 증가는 일부 채권의 건전성 재분류와 신규 NPL 편입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며 "연체율은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 노력에 힘입어 개선됐고, 하반기에는 기존 자산 모니터링 강화를 비롯해 회수·정리 및 선제적인 리스크 통제로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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