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휴온스가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철회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정부의 약가 인하에 대한 중장기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양사 합병 배경으로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 정책에 대한 우대 요건의 안정적인 충족이 거론됐던 만큼 장기적인 대안이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휴온스가 보유한 100여종의 제네릭이 1차 약가인하 평가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장기 대응책 마련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약가 인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실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달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약제 상한금액 1차 재평가(약가 인하) 대상에 휴온스가 보유한 전문의약품(ETC) 품목 124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재평가 결과가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휴온스의 매출 대부분이 약가 재평가와 밀접한 내수 시장 내 ETC 제품 판매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다. 실제로 회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5210억원) 중 65%(3403억원)가 해당 부문에서 나왔다. 올해 상반기 ETC 제품 판매 부문 매출은 1687억원으로 전체(2281억원)의 약 74%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휴온스의 주력 제품인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인공눈물 의약품 ‘카이닉스(성분명 히알루론산)’ 등이 이번 약제 상한금액 1차 재평가 대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약물은 각각 국내 국소마취 주사제와 인공눈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그 외에 휴온스가 보유한 ▲뮤코라민(성분명 레바미피드) ▲라베스토(성분명 라베프라졸) 등 연간 50~7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ETC 제품들도 1차 약가 재평가 대상에 오르게 됐다.
휴온스 관계자는 “개별 제품의 매출은 따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상당한 매출이 제네릭에 의존하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휴온스가 올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실패할 경우 내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기업은 2027년 4월부터 제네릭 약가 상한금액 산정률을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5%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 이와 달리 혁신형 제약기업은 최대 4년간 그 산정률을 최대 49%까지 유지하는 혜택을 적용받게 된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획득하려면 우선 연구개발비 비중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까지 적용되는 인증 기준에 따르면 휴온스와 같이 직전 3개년 평균 의약품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5%를 넘겨야 한다.
휴온스의 별도 기준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3년 6.24%였으며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6.4%와 7.54%로 분석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충족한 셈이다. 이 기준을 충족한 이후 25개의 평가 항목에 대한 세부 심사를 거쳐 최종 인증 획득여부가 판가름이 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도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접수는 이달 18일 마감됐으며 서면 및 면접 평가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해당 인증은 3년을 주기로 갱신해야 한다.
앞선 회사 측 관계자는 “최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을 완료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이번 인증 심사 이후부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획득을 위한 연구개발비 비중을 매출의 7%로 높일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평가 항목 역시 임상시험 건수나 수출 규모 등 정량적인 항목 17개로 단축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지난 5월 휴온스랩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양사의 연구 투자 및 성과가 더해질 경우 기준 강화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 요건 역시 안정적으로 충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해당 결정은 중복상장 논란과 거센 주주 반발에 부딪쳤고 결국 지난달 말 합병 계획이 철회됐다.
휴온스 관계자는 "향후 상향된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에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약가 인하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꾸준히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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