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가격 담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폴리염화비닐(PVC)이 담합 사건의 핵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PVC는 염소와 에틸렌을 원료로 만드는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으로 건축용 배관·창호부터 전선 피복·바닥재·인조가죽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검찰이 청구한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심사에서 2명이 구속되며 향후 최종 수사 결과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LG화학, 한화솔루션,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7개 업체가 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이 특정한 전체 담합 규모는 15조원가량으로 올해 적발된 정유업계 담합 사건(14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법원의 최종 판단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특정 기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품목별 비중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수사 대상으로 알려진 품목은 PVC, 가성소다, 가소제, 염산, 염소, TDI, ECH 등 8종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각사 사업보고서와 석유화학편람 등을 토대로 검찰이 언급한 15조원 규모를 품목별로 추산한 결과 PVC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가성소다(27%), 가소제(16%), 염산(3%), 기타(1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PVC의 경우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양분하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체 규모의 약 27%를 차지하는 가성소다의 경우 한화솔루션, LG화학, 롯데정밀화학, PKC, OCI 등이 국내 주요 생산업체로 꼽힌다.
검찰이 언급한 전체 규모 가운데 상당 부분이 PVC와 가성소다 등 일부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PVC는 관련 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체 사건 규모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담합 의혹 사건으로 묶여 있지만 품목별 시장 구조와 참여 기업이 서로 달라 전체 사건을 단일한 기준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으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수사에 착수해 관련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5개 기업 전·현직 임원 8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 청구 대상에는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PVC 1위 업체이지만 자진신고 감면제도인 리니언시가 적용되면서 구속영장심사를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8일 열린 영장심사에서 PKC 영업본부장과 배모씨와 황모씨 등 2명이 구속됐다. 법원은 6명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구속된 2명을 비롯한 8명의 신병 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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