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현대차증권이 지난해 고유계정(PI) 투자와 채권 중개를 담당하던 채권사업실을 대폭 축소한 데 이어 올해 투자은행(IB) 부문을 2개 본부 6개실(구조화본부 4개실, 기업금융본부 2개실) 1담당 22개팀 체제로 재편했다. 지난해 채권 조직을 정비한 데 이어 올해는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부채자본시장(DCM) 인력을 대거 영입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인수단을 넘어 대표주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구상이다.
12일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1일자로 IB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기존 IB본부를 구조화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나눠 사업 영역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번 개편에 앞서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말 채권사업실 조직도 대폭 손질했다. 당시 채권사업실은 채권금융1·2팀, 캐피탈마켓팀, 멀티솔루션팀 등 4개팀 체제에서 멀티솔루션팀과 채권운용팀 등 2개팀 체제로 재편됐다. 채권 중개 기능은 멀티솔루션팀으로, 운용은 채권운용팀으로 각각 일원화했다.
당시 조직개편을 두고 채권 운용 관련 임원 간 갈등설도 불거졌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 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한 시기와 맞물려 관련 부서 간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채권사업실 내 조직을 대폭 줄이고 중개와 운용 기능을 각각 한 팀으로 정리하면서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현대차증권은 당시 개편 배경으로 업무 효율화와 채권 관련 기능의 일원화라고 설명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채권사업실 인력은 기존 약 40명에서 2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후 기존 채권금융2팀 소속 팀장과 팀원 등 10명은 올해 3월 iM증권으로 이동했다. 채권금융2팀은 은행채를 중심으로 한 DCM에서 강점을 보여온 조직으로, 은행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던 핵심 조직으로 평가받았다.
채권 조직을 축소했던 현대차증권은 올해 들어 방향을 다시 기업금융 강화로 돌렸다. IB 부문에서 기업금융의 역할을 확대하고 채권 발행·인수 영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존 IB본부에서 기업금융 기능을 별도 본부로 떼어내 조직을 재편한 것이다.
구조화금융본부는 기존 IB본부를 전환한 조직으로 대체투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담당한다. 강덕범 IB본부장(전무)이 구조화금융본부장을 맡았다. 강 전무는 1972년생으로 현대차증권에서 SF실장을 거쳐 2018년부터 IB본부장을 맡아왔다.
신설된 기업금융본부는 기존 IB 조직에 분산돼 있던 기업금융 기능을 한데 모은 조직이다. 채권 중개와 인수 영업을 비롯해 기업금융 관련 커버리지 업무를 담당한다. 기업금융본부장은 이이남 전무가 맡았다. 이 전무는 교보증권에서 DCM본부장(상무)을 지낸 인사다.
기업금융본부는 기업금융1실과 기업금융2실, 기업금융지원팀으로 구성했다. 기업금융1실 산하에는 DCM1팀과 DCM2팀을 배치했다. 기업금융1실장은 교보증권에서 DCM1부장(이사)을 지낸 김문영 상무가 맡았다.
기업금융2실에는 커버리지1팀과 커버리지2팀을 뒀다. 기업금융2실장은 교보증권 DCM본부를 담당했던 유승주 상무가 맡았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현재 DCM팀은 채권 중개 및 인수 영업에 집중하고 커버리지팀은 ECM 등 영업 커버리지를 넓혀 기업금융 자금조달에 필요한 다양한 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인력 영입도 병행했다.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교보증권 출신 DCM 인력을 두 자릿수 이상 영입하며 채권 사업 역량을 보강했다. 지난해 채권사업실 개편으로 축소됐던 채권 관련 인력을 다시 확충해 회사채 영업과 딜 소싱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증권이 DCM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부동산 PF 의존도를 낮추고 비부동산 기업금융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있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비부동산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기업금융 역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업금융 부문의 펀드·조합 결성 규모도 확대됐다. 2024년 말 8개, 1480억원이었던 펀드·조합은 올해 6월 말 기준 16개, 4555억원으로 늘었다. 결성 개수와 규모 모두 확대되며 기업금융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현대차증권의 회사채 시장 내 역할은 인수단 참여에 머물러 있다. 올해 딜사이트 DCM 리그테이블 기준 현대차증권의 순위는 전체 하우스 가운데 10위권 후반으로 올해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HL만도 등의 회사채 발행에서 인수단으로만 참여했다.
대표주관 실적도 아직 제한적이다. 올해 현대차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일반 회사채는 없으며 가장 최근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사례는 2022년 아이에스동서 400억원이다. 이후에는 인수단 참여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DCM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향후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인력을 확충해 DCM 사업 육성을 통한 수익·영업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일반 회사채 영업과 대표주관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며 IB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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