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을 둘러싼 1심 소송에서 시공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데 법원이 입을 모았다.
해당 사업장은 수분양자들이 분양 과정의 문제를 주장하며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분양계약 취소 및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곳이다. 최근 1심 판결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시행사의 법적 책임 여부는 엇갈렸지만, 시공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분양 과정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공통적으로 이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을 둘러싼 수분양자들의 공동소송에서 1심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해당 소송은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분양 당시 사용된 광고 표현과 실제 분양 상품의 성격을 두고 수분양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은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조성된 복합시설이다. 시행사 아이코닉과 IPARK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분양 당시 해당 상품을 ‘하이엔드 라이프 오피스’ 등으로 홍보했다. 당시 청약 경쟁률은 평균 31.5대 1을 기록했으며 분양 완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실제 입주를 앞두고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고 분양계약 해제 및 분양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분양 당시 광고를 통해 주거가 가능한 상품으로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전입신고와 취사, 바닥난방 등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라이프 오피스’ 등 주거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상품의 사용상 제한사항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수분양자들은 시행사와 함께 IPARK현대산업개발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각 소송에서 시행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이어 예비적 피고로 지정됐다. 예비적 피고는 주된 피고에게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법원이 책임 여부를 함께 판단해달라는 취지에서 소송 대상에 포함된 피고다.
수분양자들은 IPARK현대산업개발이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분양 과정과 광고에 일부 관여한 만큼 광고 내용에 대한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시광고법 위반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수분양자들이 이처럼 시행사를 대상으로 공동소송 방식으로 대응한 가운데 올해 7월 주요 소송의 1심 결과가 나왔다. 비슷한 쟁점을 다룬 두 소송에서 시행사의 책임 여부는 엇갈렸다. 약 130명의 수분양자가 참여한 한 소송에서는 시행사 측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반면 약 50명의 수분양자가 제기한 다른 소송에서는 수분양자들의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시행사의 책임이 인정됐다. 구체적인 청구 내용과 증거관계 등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졌다.
다만 시공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에 대한 판단에서는 공통된 결론이 나왔다. 두 판결 모두 IPARK현대산업개발이 분양광고에 관여한 사실 자체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를 곧바로 법적 차원의 배상 책임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법원이 판단한 핵심은 IPARK현대산업개발의 광고 관여 여부 자체가 아니라 이를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라이프 오피스’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사실만으로 수분양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특히 법원은 광고에 관여했는지만을 따지지 않고 실제 계약 과정에서 수분양자들에게 제공된 정보와 계약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광고에 일부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수분양자들의 계약 체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이번 판단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두 사건 모두 1심 판결 이후 항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항소심에서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수분양자들의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은 시행사가 직접 분양을 진행한 사업장으로, 주거가 가능한 상품으로 오인하도록 분양하지 않았다”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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