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자리는 2년 가까이 비어 있었다. 지난해말 그 공백을 메운 건 김광옥 부사장이다. 그는 장기적인 성장 파트너로서의 증권사 역할을 강조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꺼내 든 카드가 발행사를 위한 해외 투자설명회(IR)다. 주관사와 발행사를 모두 거친 이력이 이번 구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KIS 바이오텍 데이’를 연다. 오는 18일에는 홍콩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했던 상장사 9곳과 현재 주관을 맡고 있는 비상장사 3곳이 참가한다. 투자자 사이드에서는 해외 롱펀드 약 50곳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총괄하는 인물은 김광옥 부사장이다. 여기에 방한철 IB1본부장과 김성열 IB2본부장이 뒷받침하는 형태다. 상장을 주관하면서 발행사와 관계를 쌓은 IB1본부가 국내에서 사전 소통 등을 담당하고, 현지에서는 IB2본부가 글로벌 투자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투자 유치 기회를 만드는 구조다. IB 조직이 전면에 나서 이러한 행사를 여는 건 국내에서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IB본부는 딜이 클로징되면 손을 떼고, 기업의 IR 주선은 리서치센터나 홀세일 본부의 몫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차별화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김 부사장의 이력이 꼽힌다. 김 부사장은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한신증권에 1993년 입사해, 기업금융본부 부서장과 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삼성SDS, 신세계인터내셔날, 실리콘웍스 등의 기업공개(IPO) 자문을 담당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준법감시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았다. 2020년에는 카카오뱅크 부대표로 자리를 옮겨 IPO 준비를 총괄했다.
주관사에서 기업을 증시에 올리던 인물이 발행사에서 직접 상장을 경험한 셈이다. 또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를 두루 거치기도 했다. 상장 이후 기업이 마주하는 사정을 잘 알고, 투자자의 입장도 이해한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출발점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IB 관계자는 “IPO는 기업 생애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지지만 상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기업은 이전과는 다른 과제를 마주하게 되는데 주가 관리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기업의 수요를 파고들어 단순 주관사를 넘어 상장 이후까지 기업과 함께하는 관계를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내부적으로 IB그룹장은 상징성이 큰 자리로 꼽힌다. 2024년초 정일문 부회장에서 김성환 사장으로 대표이사가 바뀌던 시기에 배영규 전 그룹장이 물러나면서 2년여간 공석이었다. 김 사장은 취임 뒤에도 그룹장을 새로 발탁하지 않고 조직을 직접 지휘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물이 마땅치 않아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런 배경에서 올해 초 부임한 김 부사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후문이다.
이번 행사는 발행사와 투자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비용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떠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행사의 결과에 따라 다른 산업군으로 확대해 해외 IR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임기가 1년 단위로 정해지는 김 부사장에게는 첫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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