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성일하이텍이 셀 제조사의 생산 거점 변화와 업황에 대응해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진 해외 거점 재편에 나서고 있다. 북미와 유럽 핵심 생산거점에는 자금을 투입해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반면 성장성이 낮아진 지역에서는 철수를 추진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편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미국, 헝가리, 폴란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해외 거점을 두고 있다. 인디애나 법인은 미국 법인 산하에, 헝가리·폴란드 법인은 유럽 법인 산하에 있어 성일하이텍의 손자회사로 분류된다.
성일하이텍은 북미 사업의 중심축을 인디애나로 옮기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24년 미국 중간지주사를 통해 약 67억원을 인디애나 법인에 투입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약 178억원 규모의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반면 조지아 법인은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당초 조지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조성에 따른 리사이클링 사업 기회를 기대해 진출을 추진했던 지역"이라며 "이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셀 제조사의 생산시설이 인디애나와 인근 지역에 집중되면서 인디애나를 중심으로 전략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헝가리 법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24년 유럽 중간지주사에 약 69억원을 출자한 뒤 전액을 헝가리 법인에 투입했다. 올해 2분기에도 약 500만유로(8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헝가리 법인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헝가리는 삼성SDI와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으로, 유럽연합(EU)의 재생원료 사용 의무 확대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는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성일하이텍은 올해 2분기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해 200만달러(약 3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완료했다. 당초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을 통해 직접 블랙매스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캐즘과 배터리 소재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사업 전략을 재검토했다. 현재 철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향후 직접 진출 대신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원료를 조달할 계획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2021~2022년에는 시장 상황이 좋아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했지만 2023년부터 업황이 악화됐다"며 "현지에는 중국계 재활용 업체들도 다수 진출해 있고 향후 LFP 배터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직접 진출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북미·유럽 핵심 거점에 자금을 집중하고 비핵심 지역에서는 철수를 추진하는 등 해외 법인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핵심 거점에 대한 지원에도 상당수 해외 법인이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재편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인디애나 법인은 자산 760억원, 부채 6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9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손실 30억원, 당기순손실 46억원을 냈다. 헝가리 법인은 자산 392억원, 부채 40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폴란드와 인도 법인 역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업황과 셀 제조사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 등의 생산거점 인근에 재활용 공장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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