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덱스터스튜디오(덱스터)’에 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 제재가 과징금 확정으로 일단락됐지만 상장 리스크까지 모두 걷힌 것은 아니다. 지난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한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검찰 수사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 최근 주가가 1000원을 밑돌면서 '동전주'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덱스터가 2대1 주식병합 카드를 꺼냈지만 병합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제15차 회의에서 덱스터와 회사 관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최종 의결했다. 덱스터에는 지난 7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잠정 의결했던 9억4630만원이 그대로 확정됐다. 전 대표이사 등 2인에게는 각각 7270만원과 9460만원, 총 1억673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번 제재는 덱스터가 2016~2019년 제작이 무산되거나 계약금액을 허위로 증액한 프로젝트의 진행률을 조작해 매출을 과대계상한 데 따른 것이다. 2016~2017년에는 회사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투자자에게 지급할 수익약정액에 대한 파생상품 회계처리를 누락해 금융부채를 과소계상한 사실도 적발됐다. 중요 결산자료를 조작해 감사인에게 제출하는 등 외부감사를 방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덱스터는 지난 7월 증선위가 전 대표이사 2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후 심사를 거쳐 지난 8월13일 덱스터를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했고, 다음날인 14일부터 주권 매매거래가 재개됐다. 이번 금융위의 과징금 확정은 당시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건에 대한 후속 행정제재인 만큼 그 자체로 새로운 실질심사 절차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 수사 역시 '기소=재차 거래정지'로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 검찰이 향후 전 대표이사 등을 기소한다고 해서 그 사실만으로 새로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자동 발생하거나 거래가 즉시 정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기존 감리 결과와 다른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거나, 기소 내용을 반영한 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등 새로운 실질심사 요건이 충족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거래소가 새로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덱스터의 매매거래가 다시 정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검찰 수사보다 당장 가시권에 들어온 위험은 주가다. 거래재개 이후 덱스터 주가가 1000원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이른바 '동전주'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재개 첫날인 8월14일 덱스터 주가는 장중 1410원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종가는 1013원에 그쳤다. 나흘 뒤인 8월18일에는 하루 만에 20.53% 급락해 805원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19일에는 29.94% 급등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그러나 8월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19거래일 연속 종가가 1000원을 밑돌았다. 현행 코스닥시장 규정상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10월 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덱스터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2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액면가는 주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아진다. 회사 측은 주식병합 목적을 '적정 주식수 유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라고 밝혔다.
주식병합 자체가 회사의 기업가치나 자본총계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주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만큼 주당 가격이 두 배로 조정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저가주 상태를 벗어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적과 기업가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주가 하락 위험 자체를 없애는 수단은 아니다.
본업의 실적 부진도 주가 회복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덱스터는 VFX(시각특수효과), DI(디지털 색보정), 버추얼 프로덕션 등 영화·드라마·OTT 콘텐츠의 후반작업(포스트 프로덕션)을 전문으로 하는 콘텐츠 기술 기업이다.
2026년 반기 연결 매출은 2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3% 줄었고, 영업손실은 89억원으로 전년동기 7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43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81억원으로 감소했다.
덱스터는 실적 반등을 위해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인수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 미디언스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한편 총계약금액 98억원 규모의 드라마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본업에서도 일감 확보에 나선 상태다. 회계 제재를 넘어 실적을 회복하고 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상장 리스크를 낮추는 핵심 과제가 된 셈이다.
결국 덱스터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와 거래소의 1차 실질심사라는 고비는 넘겼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검찰 수사 결과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실적 부진과 저가 주가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주식병합을 통한 주가 안정화와 신규 사업·수주를 통한 실적 반등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덱스터 측에 검찰 기소 가능성 및 향후 동전주 리스크 해소 방안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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